한손에 경제 한손에 문화, 사드 극복작전 점수는요?

[the300]최대규모 기업인 동행·中 마음 녹이는 문화외교 펼쳐

베이징(중국)=김성휘 기자 l 2017.12.15 17:07
【충칭(중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15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전통 거리 유리창의 연고제를 방문해 비단을 감상하고 있다. 2017.12.15. amin2@newsis.com


"안보는 120점, 경제는 98점"

복수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이렇게 평가했다. 안보가 경제보다 나았다는 식은 아니다. 안보 당국자는 안보에, 경제 담당자는 경제에 각각 성과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최대규모 기업인 동행, MOU 다수 체결= 안보 면에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중국의 날카로운 공세가 다소 완화했다. 결정적 이유는 경제에 있다. 문 대통령이 들고간 대규모, 다방면의 경제협력 제안이 중국에 실익을 안겼다. 안보가 100점 만점에 20점 초과했다면 초과분의 상당량은 경제성과의 몫이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확대정상회담과 소규모정상회담 사이에 양국 관계자들의 양해각서(MOU) 7건 체결식을 지켜봤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국 상무부가 맺은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MOU, 환경부와 중국 환경보호부가 맺은 2018~2022 환경협력계획 MOU 등이다. 양국은 환경협력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교류협력도 있다. 

13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전력망 연계부터 수소차 개발까지 협력 MOU가 11건 체결됐다. 셀트리온은 중국 Tasly사와 합작, 중국에 생산법인을 세운다. 문 대통령 방중에 동행한 기업인(경제사절단) 규모는 305개 기업·기관으로 역대 최대급이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양국 기업의 제3국 공동진출은 일대일로 참여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 역점사업이다. 문 대통령이 그 거점 충칭(중경)을 찾는 것도 경제순방이란 의미를 더한다.

우리 기업들이 실제 현장서 겪는 경제제재를 해소하기 위한 가시적 조치가 없었다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경제 98점을 말한 고위인사는 "두고보면 어제 회담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중국은 톱다운 방식 아니냐"며 정상간 대화가 구체적 제재 해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안보 120점을 말한 고위관계자는 "중국은 좀처럼 통화가 안됐다. 앞으로는 긴밀히 소통하기로 한 것"이라며 정상회담 합의인 핫라인 구축을 평가했다. 정상회담 총평에 대해선 "CNN이 ‘리셋 앤 부스트’라고 했더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4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먀오웨이 중국 공업신식화부장의 친환경 생태산업개발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MOU체결에 참석하고 있다. 2017.12.14. amin2@newsis.com

한류·붉은옷·튀김빵..문화외교= "중국은 붉은색 바탕에 금색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문 대통령) "제가 오늘 붉은 옷 입고 방문해서 복이 많이 들어올 거에요."(김정숙 여사) 

문 대통령이 사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 손에 경제를 들었다면 다른 손엔 문화를 쥐었다. 문 대통령 내외는 15일 베이징의 전통이 살아있는 유리창 거리와 전문대가를 찾았다. 골동품상이 밀집한 유리창 거리는 중국의 인사동 격으로, 원나라 궁중에 유리기와를 제공하던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김 여사는 한 상점에 전시된 비단제품을 보고 붉은 옷을 언급해 주변을 웃게 만들었다.

영하 추위에도 화기애애한 이날 행보를 포함, 청와대는 방중 전부터 문화외교에 공들였다. 중국의 문화적 자부심이 높고 한류 등 문화콘텐츠 교류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북핵 등 '하드 이슈'만 부각하기보다 소프트 이슈로 양국관계를 부드럽게 풀어낸다는 의미도 담았다.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14일 정상회담 시간에 김 여사에게 음악공연 감상을 깜짝 제안했다. 김 여사는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 펑 여사는 중국의 유명 가수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은 ‘오나라(드라마 대장금 주제가)’, ‘모리화(중국민요)’를 함께 감상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아침으로 중국식 만두, 튀김빵 등을 먹었다.

문 대통령의 재중국 한국인 간담회, 경제무역 파트너십, 국빈만찬 등에는 송혜교, 엑소(EXO) 등 한류스타들이 동행했다. 한국인 며느리, 중국인 사위인 추자현-우효광(위샤오광) 부부도 현장에서 인기만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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