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베트남 국빈방문, '2020-1000억' 프로젝트 시동

[the300]전자·소재 등 투자로 경쟁력 높여주고 장기 상생 모색

하노이(베트남)=김성휘 기자 l 2018.03.22 17:34
【하노이(베트남)=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각) 베트남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8.03.22.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베트남 국빈방문을 통해 지난해 639억달러인 양국 교역액을 임기내인 2020년까지 1000억달러로 늘리기 위한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2박3일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 23일 쩐다이꽝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및 양해각서(MOU) 체결식 등을 통해 양국 경제교류를 획기적으로 키우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베트남의 전자 부품, 자동차산업에 한국이 투자해 경쟁력을 높여주는 내용의 상생 MOU가 포함됐다. 이를 통해 한국기업도 베트남 생산의 이점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출국 전 베트남 인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상호호혜적인 산업역량 강화 차원에서 소재부품·자동차 분야 산업협력, 베트남의 농수산물 수출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양국간 무역 불균형 문제도 해소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스마트시티, 정보 통신 기술 등 신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양국간 경제협력이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639달러로 베트남은 한국의 네번째 교역대상국, 한국은 베트남에겐 두번째로 큰 교역대상국이다. 이 가운데 한국이 베트남에 수출한 규모가 477억달러, 수입은 162억달러로 한국이 대규모 흑자를 냈다. 

문 대통령 경제순방의 초점은 한국의 대베트남 수출이 수입보다 월등히 많은 무역역조를 완화, 장기적인 경제 상생 관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과거 한일 무역역조에서 겪은 우리의 어려움을 역지사지로 돌아보는 차원이다. 한국 제조업은 급속 성장하면서도 일부 핵심기술과 부품을 일본에 의존했던 한계를 지녔다. 현재 투자국인 한국과 생산거점 격인 베트남이 과거 일본-한국 관계처럼 가서는 장기적인 상생을 도모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또한 세계를 대상으로 수출하는 우리로선 베트남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국의 부담을 줄여주는 완충국가로 의의가 있다. 삼성전자 등 한국 브랜드가 전세계로 수출하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뿐 아니라 베트남 생산품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베트남 산업의 중장기적 성장을 돕는 의미가 이번 방문에 많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2020년까지 아세안과 교역을 2000억달러로 늘릴텐데 그중 절반인 1000억달러가 베트남에서 나올 것"이라며 한·베트남 경제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년 해외취업 면에서도 베트남이 주목받는다. 문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한-아세안 상공인 연합회는 1개사 당 우리 청년 1명을 고용하는 등 해외취업 확대에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현지 취업 박람회에 참석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도 연설한다. 이번 순방에는 삼성, LG, SK 등 대기업은 물론 현지에 진출한 중견중소기업 대표들이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스포츠와 민간교류를 통한 양국 우호 증진도 강조한다. 평창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신의현 선수와 베트남 출신인 그의 부인이 문 대통령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했다. 

또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첫 일정으로 항더이 축구장을 방문, 했다.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박 감독이 최근 베트남 축구의 기적(베트남 매직)을 만들어낸 것을 격려하고 훈련을 참관했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베트남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대회 준우승에 올려놓으면서 베트남의 영웅이 됐다. 박 감독은 2002년 월드컵때 코치로 히딩크 신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에 국내에선 그를 베트남의 히딩크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 ‘베트남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르엉 쑤언 쯔엉 선수가 참석했다. 그는 U-23 대표팀 주장이면서 베트남 출신 첫 K-리그 선수로 한국과 인연도 있다. 2016, 2017년 시즌에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강원 FC에서 뛰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