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 "규제완화는 보수가 하는 것이란 생각 바꿔야"

[the300]靑 일자리수석 "기업에 '요구' 안 해..불안하다면 '금단현상'일 것"

김성휘 기자 l 2018.08.16 11:01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 인터뷰. 2018.8.14./사진=청와대 제공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규제완화는 보수가 하는 것이고 진보는 그 반대'라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규제완화가 보수의 전유물도, 반대로 진보가 모두 규제에 찬성하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정 수석은 14일 청와대 인근 한 식당에서 머니투데이 등 경제신문과 공동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정부가 최근 규제혁신을 내걸어 해묵은 규제를 해결하려 하면서 일부 지지층 이탈이 나타났다. 정 수석은 "일자리 확대와 혁신성장을 위해 관료적 규제를 제거하고, 진입장벽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소유 제한)를 완화하는 것에는 "금융혁신 관점에서 중요한 진보"라고 말했다. 

◇일자리·혁신 위해 관료적 규제 깰 것=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규제혁신 행보에 대해 "의료기기 같은 경우는 관료적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하는 것이고, 인터넷은행은 진입장벽을 제거하는 것"이라 말했다. 특히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관료적 규제'의 사례로 들었다.

정 수석은 "의료기기는 안전성 유해성 심사 받는데 일정 시간이 걸리고 거기서 관리하는 코드에 안 들어가 있으면 '완전히 새로운 것' 해서 다시 심사받게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며 "신기술 가지고 새로운 사업 하려는 분들이 완전히 지쳐버리고, 경쟁에서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안전성이 입증된 체외진단기기 등은 의료기기 인허가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정 수석은 "부처에서 적극적이지 않았던 건데 문 대통령이 강한 의지로 밀어붙였다"며 "100%해결된 건 아니지만 업계에선 70~80% 해결됐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진보적 가치와 규제혁신이 충돌하는 것만은 아니라고도 했다. 그는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라는 진입장벽 해소로 △금융업계에 자극을 주는 메기효과 △핀테크 신산업 육성 △수수료인하 등 소비자편익이 발생한다고 봤다. 여기에 직간접 고용효과까지 더해 '3+1' 효과를 봐달라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 자영업 대책과 함께 갈 것= 정 수석은 "대기업을 만나면 우리가 (뭔가) 요구하지 않는 게 불안한 것 같다"면서도 "정상적인 상황으로 가는 과정에서 일종의 금단현상이라고 본다"는 시각을 밝혔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삼성 방문 관련, 정부와 기업간 관계에 대해 논란이 벌어졌다. 정 수석은 기업을 만날 때 '듣는다 해결한다 그러나 요구하진 않는다'는 세 가지를 원칙으로 정했다"며 "적극적으로 듣고 문제를 풀어드리되 과거와 같이 정치적으로나 사적인 목적을 가지고 요구하진 않는 것"이라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재벌개혁 기조는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경제를 실현하는 것은 당연히 해나가는 것"이라며 "한편으로 기업이 투자해서 적극적으로 기업활동을 하게 하는 부분은 그것대로 한다"고 설명했다.

시간당 1만원을 목표로 인상중인 최저임금 논란에는 "일종의 최저임금 보완대책으로 자영업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자영업 대책이 됐을 때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시기 문제를 말할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이라 밝혔다. 정 수석은 "다만 최저임금은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를 살리는 정책수단"이라며 "효과는 시차가 있겠지만 정부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신설한 자영업비서관이 일자리수석 소관이다. 

정 수석은 참여정부 청와대 4년반, 문재인정부 청와대 1년 근무하는 등 '청와대의 남자'로 통한다. 참여정부에서 정무기획비서관, 정책조정비서관, 기획조정비서관, 대변인, 정무비서관을 거쳤다. 정 수석은 지난 대선때 문재인캠프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과 대선캠프간 가교로 정책공약을 가다듬었다. 이어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으로, 공약을 정책으로 실현하는 작업을 직접 해왔고 지난 6월부터는 일자리수석에 올랐다. 

정 수석은 2015년 4·27 국회의원 재보선때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문 대통령이 지원유세에 적극 나섰다. 정 수석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 부시장이던 시절부터 그의 비서관·보좌관을 지냈다. 그러나 그는 현재 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해 "전혀 안 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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