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전격 방북 …남북미 비핵화 시간표 앞당기나

[the300]시진핑 北 지원에 북미 교착 돌파 가능성…정부 "비핵화 협상 조기 재개 기대"

권다희 기자, 최경민 기자, 최태범 기자 l 2019.06.18 13:17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청으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모습을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방중 기간동안 시진핑 주석과 회담, 만찬, 오찬 등을 했으며 중국전통약품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2019.01.10.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예상보다 빠른 ‘북중 밀착’이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시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북이 비핵화 협상 조기 재개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시진핑 방북으로 지원군 얻은 北=시 주석이 오는 28~29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뤄오던 방북을 추진하며 비핵화 협상 시간표도 영향을 받게 됐다. 중국은 동북아 지역 안보를 위해 북한의 핵개발을 일관되게 반대 해 왔다. 

동시에 북한이 주장해 온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방식은 지지해 왔다. 교착을 깰 돌파구가 안 보였던 북미 비핵화 협상에 시 주석 방북이 변수로 작용하며 북미 대화 재개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 주석의 방북은 미중 갈등에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이자 북한에겐 미국과의 핵협상에 지렛대를 제공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견제로 방북을 미뤄 온 시 주석이 현 시점에 방북을 택한 건 미국에 대항하는 메시지를 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요구 해 온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를 지지하는 방식으로다. 

시 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자연스럽게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나 부분적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 등을 밝힐 수 있다.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후 미국과 평행선을 좁히지 못해 오던 북한으로선 국제사회에서 중국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게 된다. 국제사회에서 일괄타결식 해법을 주장해 온 미국을 견제하며 미국의 ‘양보’를 얻어 낼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청와대와 통일부도 시 주석 방북 소식에 “이번 방문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간 정부는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이의 조기 실현을 위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여 왔다”고 밝혔다.
 
◇美, 시 주석 방북에 “FFVD 전념”…靑, 6월 남북정상회담 “너무 매달리지 않는다”=미중 무역갈등의 변수로 등장한 북핵 협상이 G20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공세 수위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에서 시 주석을 만나 무역갈등 담판을 짓겠다고 예고 해 왔다. 3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중국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에 대한 대응 조치 등을 ‘무기’로 내세우면서다.  

이와 별도로 다음 주께 북미 실무협상을 열기 위한 미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미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간) 시 주석 방북에 “미국은 파트너, 동맹국들,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이란 공동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재확인했지만,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물밑접촉 역시 발빠르게 진행할 걸로 보인다. 

한미정부간 공조에도 가속이 붙었다.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을 방문하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워싱턴DC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핵협상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사들을 만난다. 

이 본부장은 이날 출국에 앞서 “지금 북미간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 재개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고 그런 (한미간) 공통 인식이 있다”며 “현재 북미간 여러 접촉이 이뤄지고 있고 (김 위원장의 친서 후) 대화의 동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가 19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주최 행사 기조연설자로 나서 내놓을 메시지도 주목된다. 특히 다음주 초 비건 대표 방한으로 북미 실무접촉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미협상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전 개최 필요성을 강조했던 남북정상회담은 시 주석의 방북으로 성사 가능성이 이전보다는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리적으로 가능한 개최 일이 줄어드는 데다 북한이 우군을 추가 확보하며 우리 정부를 중재자 삼을 필요성이 낮아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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