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北도발은 없었다…김정은 신년사 이후엔(?)

[the300]김정은, 노동당 전원회의-신년사 통해 ‘새로운 길’ 구체화 전망

최태범 기자 l 2019.12.26 17:29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열고 국방력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22. photo@newsis.com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태도변화를 압박하며 크리스마스 전후 도발 가능성을 예고했던 북한이 24~26일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다음 시선은 노동당 전원회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로 옮겨간다.

북한은 지난 4일 “중대한 문제들을 결정하기 위해 이달 하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그 사이에 이뤄지는 미국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당 전원회의를 통해 향후 추진할 국가정책의 핵심 기조를 밝혀왔다. 그는 집권 2년차인 2013년 3월 31일 처음으로 주최한 전원회의에서 핵무력-경제건설이라는 병진노선을 발표했다.

북한은 이후 2017년까지 4~6차 핵실험을 진행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한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잇달아 진행하며 핵무력 개발에 매진했다.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나올 정도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20일 당 중앙위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경제 건설 집중 노선'을 당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으로 천명했다.

이후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통한 대북제재 완화 등 경제개발 여건을 조성하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양측의 협상은 현재까지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4차 전원회의 핵심은 ‘자력갱생’, 이번 5차는 ‘새로운 길’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10일 열린 4차 전원회의에서 미국을 향한 강경 발언이나 핵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대신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 심각한 타격을 줘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5차 전원회의에서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전제로 한 '새로운 길' 관련 국가전략 노선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토대로 내년도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구체적인 방향성과 정책들이 언급될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협상시한을 직접 ‘연말까지’로 설정한 만큼, 오는 31일까지는 도발을 자제하고 해를 넘긴 뒤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발표한 이후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26일에도 한반도 상공에 정찰기를 보내 북한 동향을 분주히 감시했다. 군용기 비행을 관측하는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이날 새벽 미 공군의 코브라볼(RC-135S)과 조인트스타스(E-8C)가 한반도에서 정찰비행 임무를 했다.

원거리에서도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미사일 궤적 등을 추적할 수 있는 고성능 정찰기인 코브라볼은 전 세계에서 미군만 3대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코브라볼 2대를 한반도에 보내며 대북감시 태세를 대폭 강화했다.

북한이 도발을 예고한 25일에는 코브라볼을 포함해 다섯 종류의 정찰기를 한반도에 보냈다. 탄핵심판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입장에서 북한의 도발은 타격이 될 수 있는 만큼 북한의 움직임에 그 어느 때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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