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소설 쓰시네"에 통합당 '발끈'…위태로운 법사위

[the300]

박가영 기자, 서진욱 기자, 권제인 인턴기자 l 2020.07.27 17:53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아들 병역 관련 자료제출과 관련한 의사진행 발언을 경청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의 군복무 의혹과 관련된 질문에 "소설을 쓰시네"라고 답하면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파행을 빚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이 "고기영 전 서울동부지검장이 세 달도 안 돼 차관 발령이 난 것 같다. 아들 군복무 중 휴가 미복귀 수사건이랑 관련된 거 아니냐"고 묻는 말에 이같이 답하며 불만을 표했다. 

추 장관의 발언에 윤 의원 등 통합당 의원들이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맞받아치며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결국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질의 답변이 어려울 것 같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법사위 전체회의는 40여분 뒤 속개했으나, 추 장관 발언과 관련해 통합당 법사위원들의 항의가 이어져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윤 위원장은 "오늘 현안 질의답변 과정에서 위원회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은 데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하면서 "위원장으로 받은 발언권을 서로 존중해줘야 한다. 발언 진행 중에 끼어들어 얘기한다든지 등의 발언을 방해하는 듯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김도읍 통합당 의원은 "오늘 정회의 발단은 법무부 장관이 윤 의원 질의에 '소설 쓰시네'라고 한 데 있다"며 "법무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법사위 대표로 와있는 거다. 국회도 정부를 존중해야 하지만 정부도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 추 장관 발언이 파행의 시발점인데 위원장님읜 왜 아무 말이 없나. 국회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추 장관의 정중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답변 등에 대해 위원장이 이건 제대로 된 답변이다, 제대로 된 질문이다 하고 평가하고 싶진 않다"며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분명 그 상황은 고기영 법무부 차관과의 질의 시간이었다. 그 와중에 추 장관이 '소설 쓰시네'라고 마이크 켜진 상태에서 말했다"며 "질의 답변 와중에 파행 빌미를 준 부분에 대해서는 넘어가면 안 된다. 위원장이 평가하기 어려우면 법무부 장관 입장을 듣고 싶다"고 요구했다. 추 장관은 "(말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추 장관의 발언은 국회 모독발언"이라며 "이건 여야 문제가 아니다. 국회의 문제다. 국회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위원장께서 엄중히 피감기관장을 꾸짖거나 지적이라도 해달라. 추 장관의 사과가 있어야지만 우리 의사진행이 계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법사위원들의 항의에도 추 장관은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추 장관은 "이 자리는 헌법 기관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국민이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자리"라며 "면책특권은 모욕특권이 아니라는 걸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추 장관의 모욕적인 발언이 문제인데, 왜 주객이 전도돼서 의원들 발언을 문제삼냐"며 "오늘 만약 (추 장관이) 사과를 못한다면 (여기서) 마쳐달라. 야당이 '소설 쓰고 있네'라는 얘기를 듣고 어떻게 의사진행 하겠냐"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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