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통로는 '강화 배수로'…기고, 헤엄쳐 北으로 갔다

[the300]철조망 등 보강물 어떻게 무력화시켰나 관건

최경민 기자 l 2020.07.27 18:35
(강화=뉴스1) 이동해 기자 = 군 합동참모본부는 최근 월북한 탈북민으로 추정되는 김모(24) 씨가 강화도 일대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강화도 북쪽 지역 일대에 있는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 후 헤엄쳐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탈북민 김모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월곶리 인근의 한 배수로. 2020.7.27/뉴스1

월북자 A씨의 월북 창구는 강화도 북부에 산재한 '배수로'였다. 강 및 해안으로 빠지는 이 배수로를 기어나간 A씨는 헤엄을 쳐서 개성으로 향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7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군은 (A씨가) 월북한 것으로 추정하는 위치를 강화도 일대로 특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인원을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해 정밀 조사하고 있다"며 "통과 지점은 철책이 아니고, 배수로로 추청하고 있다. 정밀 조사 중"이라고 강조했다.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커 물골이 발생하는 서해 지형 특성상, 강화도에는 물이 빠지는 배수로가 많다. 철책 아래에 주로 설치돼 있으며, 도로나 민가에서의 접근성도 좋다.

(강화=뉴스1) 이동해 기자 = 군 합동참모본부는 최근 월북한 탈북민으로 추정되는 김모(24) 씨가 강화도 일대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강화도 북쪽 지역 일대에 있는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 후 헤엄쳐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탈북민 김모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월곶리 인근의 한 배수로. 2020.7.27/뉴스1

A씨는 강화도 한 지점의 철책 하단에 위치한 배수로를 기어나간 후 북쪽으로 헤엄친 것으로 보인다. 강화도에서 개성까지는 약 2~3km 떨어져 있다. 간만의 차를 이용한다면 헤엄 거리를 단축시킬 수도 있다.

배수로에는 철조망 등 일종의 보강물이 있지만 이를 무력화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A씨가 어떤 방식으로 배수로를 통과했을지 여부에 대해 합참은 설명을 아꼈다.

합참은 그동안 추정했던 김포-강화-교동도 라인 중 강화도 본섬으로 월북 루트를 좁혔다. 강화도에 위치한 한 철책 배수로 인근에서 A씨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가방을 발견한 게 결정적이었다.

합참이 A씨의 월북 통과 지점으로 특정한 철책 배수로는 해병대의 경계 관할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계실패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번 건에 대한 조사 이후 군 관련자 문책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내부 분위기다.

김 실장은 A씨의 월북 날짜와 관련해서는 "당시 여건 등을 포함해서 정밀조사 중"이라고만 말했다.

한편 2017년 탈북해 우리측에 귀순했던 A씨는 지난 19일쯤 월북했다. 26일 북한 노동신문은 "월남 도주자가 3년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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