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느낌이 어디서 오냐면…" 보수의 성지에서 만난 안철수

[the300 인터뷰]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안채원, 유승목 l 2023.02.20 06:00


17일 머니투데이 the300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사진=의원실 제공

"만나는 사람 중 80% 정도는 저에 대한 인상이 바뀌었다고 말을 합니다. 거기서 승리의 느낌이 옵니다."

당대표 후보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후보라곤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묻어났다. '보수의 성지'라는 대구·경북을 찾은 17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게서다.

안 의원은 이날 대구·경북 일정을 수행하던 중 잠시 틈을 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났다. 안 의원을 동행 취재하던 기자와의 '깜짝 미니 인터뷰'다. 인터뷰는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 2층 휴게실에서 진행했다.



"저만큼 건강한 보수주의자가 어딨나"


17일 머니투데이와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사진=의원실 제공

안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을 '건강한 보수주의자'라고 말하며 누구보다 자신이 국민의힘의 '보수 가치'를 잘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은 최근 안 의원을 향해 '민주당 출신'이라며 정체성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제 정체성을 말하자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주의를 믿는 건강한 보수주의자"라며 "저보다 건강한 보수주의자가 어딨나. 스스로 기업을 만들어서, 창업해서, 직원 1300여명에 이르는 규모의 회사로 키운 것 자체가 그것을 증명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제 아내의 경우 지금까지 당원 가입을 한 적이 없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국민의힘 당원이 됐다"며 "저에게도 국민의힘은 마지막 정당이고, 제 뼈를 묻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대선을 거치면서 새로 입당한 당원들이 정말 많이 늘었다. 그런데 '입당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보수로 인정 못 한다' 이렇게 한다면 새로 들어온 당원들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이런 폄훼의 발언은 정말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저는 누구보다도 사실 민주당의 정체를 잘 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말 잘 싸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당원들이 '만나보니 참 다르다'며 좋아하더라"


안 의원은 '실제 지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 느끼는 전당대회 분위기'를 묻자 "승리를 확신한다"며 웃어 보였다.

안 의원은 "승리의 느낌이 어디서 오냐면 만나는 사람 중 80% 정도는 저에 대한 인상이 바뀌었다고 말을 한다"며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서 접했던 이미지와 너무 다른 사람 같다더라. 10년간 제가 너무 많은 공격을 받다 보니 제가 정말 말도 못 하고, 맨날 뾰루퉁하고, 잘 삐지고 이런 사람인 줄 알았다고 말을 많이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일원으로서 함께하는 모습을 보니 참 유쾌하고 따뜻하고 농담도 잘하는 사람이구나 싶다고 말씀들을 하신다"며 "직접 보고 나서 호감을 갖는 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제가 앞으로 더 열심히 다녀서 더 많은 분들과 만나야 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수도권에서 이기는 게 정말 중요…대표는 용기 있어야"


17일 머니투데이와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사진=의원실 제공

안 의원은 경쟁자인 김 의원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연대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김안(김기현-안철수)연대'도 할 수 있으면 지금 당장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은 "사실 제가 정말 바랐던 건 당내 경선이면 서로 제일 중요한 게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방법이 아닌가. 그중에서도 수도권에서 이기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거기에 대한 토론이 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전부 말하는 걸 들어보면 과거 이야기다"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저는 이미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일화를 통해 제 진심을 증명했는데 과거가 이렇다, 저렇다, 이런 말을 (김 의원이) 계속하고 있다"며 "저는 그게 사실은 굉장히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이겨야만 총선에서 승리할 수가 있는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건 안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 아쉬움이 있다"며 "근데 또 수도권 출마하실 의향을 물었더니 그것도 안 한다고 하시고. 대표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본인이 수도권에서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저는 서울 지역에서도 제일 어렵다는 서울 강북에서 심지어 무소속으로 나가서도 60%의 득표를 했다"며 "이런 점이 서울 강북 지역에 있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굉장히 큰 용기를 주고 있다. 수도권 후보들이 한 표라도 더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람, 당선될 수 있도록 돕는 사람, 거기에 제가 적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르포]"어떤 위기와도 대구로..." 안철수 말에 女간호사는 눈물을 훔쳤다

부제 : [the300]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비상대책본부 입구에서 방문 기록을 남기고 있다. 2020.3.1/뉴스1

"대구에서 어떠한 종류의 위기가 닥쳐도 저는 다시 대구로 가서 함께하겠습니다."

17일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보수의 성지 대구를 찾았다.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로부터 '민주당 DNA'라는 공격을 받은 다음 날이다. 대구는 2020년 2월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의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던 대구의 소식을 듣고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교수와 한달음에 내려가 봉사활동을 나섰던 곳이다.

이날 안 대표는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기억의 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안 후보는 "대구에서 어떠한 종류의 위기가 닥쳐도 다시 대구로 가서 함께하겠다"고 했다. 관객석 한켠에서 안 후보의 축사를 듣던 한 여성 간호사는 눈물을 훔쳤다.

안 후보는 3년전 그날을 회고했다. 그는 "2020년 2월29일이었다. 밤 중에 문자를 한 통 받았다. '지금 대구에 의사가 부족하니까 한 분이라도 달려와서 도와달라'고 했다"며 "그 문자 보고 저하고 기저질환이 있던 제 아내, 둘 다 의사이기 때문에 당장 그다음 날 새벽에 대구를 향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산병원 앞에 와서 너무 충격을 받았다. 차가 한 대도 보이질 않고 행인이 한 사람도 없었다"며 "지구 마지막 날이 이런 광경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말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17일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사진=안채원 기자

안 후보는 "방호복을 벗고 나면 속에 입은 그 두꺼운 수술복이 제 땀으로 온통 젖어 있었다"며 "수술복을 입고 의사들 숙소 쪽으로 정신없이 걸어갔다. 그때 사실 누가 사진을 찍는지 의식도 못 했는데 제 사진이 찍혀 보도가 됐다. 저는 그때 '아 이 사진을 보고 의료진들이 얼마나 열심히 헌신적으로 봉사하는가 온 국민들이 알게 되시겠구나' 생각했고 거기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일 정도 봉사를 하면서 정말 느꼈던 것은 대구 시민분들의 높은 시민의식"이라며 "대구 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의료진들의 헌신이 저는 대한민국을 구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참배하고 있다./사진=안채원 기자

안 후보가 두 번째 일정으로 택한 건 경북 칠곡에 위치한 다부동 전적기념관이다. 안 후보는 이날 청년 20여명과 함께 전적기념관 구국용사충혼비에 참배했다.

안 후보는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날 참배의 의미에 대해 "이곳이 정말 현재의 우리나라를 존재하게 만든 곳이 아닌가"라며 "다부동 전투에서 싸운 수많은 분들, 또 백선엽 장군님이 안 계셨더라면 과연 우리나라가 지금 존재할 수 있었을까. 저는 정말 거기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 "백선엽 장군은 나라도 살리고 박정희도 구했다"며 "나도 몸을 던져 단일화했고 이젠 몸을 던져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대표에 출마했다. 완전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청년들과 함께 참배하고 있다./사진=안채원 기자

이날 안 후보와 함께 참배를 한 안 후보 캠프의 청년 특보인 20대 청년 김다민씨(26)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백선엽 장군 같은 분들이 전쟁에서 영웅적인 일들을 하셔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는데 사실 청년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앞으로 그런 부분을 잘 알아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뜻에 공감하는 청년들이 오늘 모여서 안 후보님과 참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청년으로서 안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소신이 드러나는 정치가 와닿는다"고 밝혔다. 김씨는 "안 후보님은 기존의 정치권에서 사용하는 공격적인 말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의 정치 문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본인이 사회에 기여하고 실제 이뤄왔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모든 말과 행동이 진심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경북 영천에서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것으로 대구·경북 일정을 마무리했다.



안철수 "비례대표, 책임당원이 선출…국민의힘 '당원의힘' 만들 것"

부제 : [the300]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정책비전 발표 기자회견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정책비전 발표회에서 '당원권 강화와 공천 시스템'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2023.02.19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9일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책임당원 선거인단'이 선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정한 공천시스템을 구축해 공천 과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겠단 공약에 이은 두 번째 당 혁신방안으로 당원이 직접 공천권을 행사하는 구조로 바꾸겠단 구상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2차 정책 비전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권 강화와 공천 시스템 개혁 방안을 공개했다. 안 후보는 지난 12일 총선승리를 위한 당 혁신방안 및 대야(對野) 전략 비전 발표를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 정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의석 탈환을 통한 총선압승을 내건 만큼 구체적인 정책 청사진을 제시해 표심을 설득하겠단 취지다.

안 후보는 "당의 중인은 당원이지만 현실을 보면 후보자들이 선거할 때만 당원의 뜻을 존중하고 공천을 받아 당선된 다음엔 당원 위에 군림하는 현상이 반복돼 왔다"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책임당원 선거인단제·책임당원 배심원제 시행 △당 지도부가 답변하는 당원 청원시스템 △당원소환제 기준 완화 및 대상 확대 등을 뼈대로 한 당권 권리 강화를 약속했다. 안 후보는 "민의에 기반한 아래로부터의 당심이 당무와 정책에 신속하게 반영될 때 진정한 민생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국민의힘 두 번째 이름은 '당원의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우선 "비례대표를 책임당원 선거인단이 선출해 낙하산 공천 시비를 원천차단 하겠다"라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공천관리위원회가 전체 비례대표 후보권을 당선권과 예비 당선권 그룹으로 나누면 책임당원 선거인단 선거로 순위를 결정하거나, 전체 후보군의 1.5배수를 공관위가 선정하면 책임당원이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안 후보는 "당이 반드시 배려해야 할 사회적 약자 계층의 일정 (비례대표) 몫은 별도로 보장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며 "선거인단은 무작위로 추첨을 통해 구성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현역 의원이라 하더라도 당원 지지를 잃을 경우 공천에서 배제하겠단 뜻도 밝혔다. 그는 "막말이나 줄 세우기 같은 저질 행태 등을 국민과 당원 지적을 받는 현역 의원이 있다면 공관위가 아닌 책임당원 배심원단 검증을 거쳐 공천신청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며 "공천 자격심사는 공관위가 해도 되지만 현역 의원의 경우 계파별 불공정 편파 시비를 차단하고 부적격자를 가려내는 권한을 당원에게 부여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현역 의원이 공천에서 떨어질 경우 반발이 거셀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100만 당원 시대에 당원들이 지지하지 않는 현역이라면 실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싸워도 승산이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공관위가 잘못 구성돼 편파적인 결정을 할 수 있었는데 그걸 막기 위해 먼저 지역에 살고 있는 당원의 의사를 묻겠다는 뜻"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정책비전 발표회에서 '당원권 강화와 공천 시스템'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2023.02.19

안 후보는 "지금까지 당원 의사를 반영하는 통로는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라며 당원 청원시스템 구축도 예고했다. 그는 "책임당원 재적수 0.5% 이상이 동의하는 청원의 경우 입법사항은 의원총회에 회부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고, 정무나 정책 사안은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및 해당 상임위원회 간사가 답변하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당원동지들이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구체적 비위나 품위 유지 위반 사항에 대해선 윤리위원회에서 답변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당원소환제 대상을 당 대표 및 선출직 최고위원에서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 지명직 최고위원과 임명하는 정무직 당직자로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안 후보는 "당 주요 일꾼들의 도덕성, 헌신성, 유능함을 직접 당원들이 감시하도록 하는 방안"이라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막말이나 해당행위를 하지 않는 보수의 품격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혁신적 조기공천'으로 수도권에서 민주당 의석을 탈환하겠단 구상도 밝혔다. 그는 "수도권 지역 개혁 대상 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 15~20곳을 선정하고 경쟁력 있는 인사의 조기 공천을 단행하겠다"라며 "대상 지역은 최고위나 공관위와 논의해 결정하겠지만 예를 들면 '처럼회'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 범죄를 앞장서 두둔하는 의원의 지역구가 1차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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