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들 표는 전부"…'무적의 신사' 정성호, 양주 5선 도전

[the300][2024 총선 동행르포]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후보

양주(경기)=오문영 l 2024.04.06 10:06
4·10 총선에서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선거구에 출마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경기 양주시 옥정동 중심상가 지역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정 의원 캠프 제공

"화이팅입니다! 우리 가족들 표는 이미 확보하셨습니다."

지난 4일 오후 6시20분쯤, 경기 양주시 옥정동 중심상가 지역. 한 60대 남성이 4·10 총선에서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선거구에 출마하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63·4선)을 마주치자 함께 있던 부인과 아들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 의원과 반갑게 인사한 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정 의원은 사람이 참 한결 같아서 좋다. 지역을 위해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0년 16대 총선에 경기 양주·동두천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고 2004년 총선 때 처음 금배지를 달았다. 18대 총선에서 다시 낙선한 뒤 19대부터 21대까지 내리 당선됐다. 당 대변인과 수석부대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요직을 맡으며 활약했다. 여야 불문하고 실력과 성품을 인정받아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무적(無敵)의 신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고 할 말은 하는 소신파의 면모를 보여왔다. 누군가의 영입으로 정치에 입문하지 않았고 험지였던 양주를 민주당 옥토로 일궈내 정치적 빚이 없다. 최근 들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오랜 인연으로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고 있지만, 정 의원 스스로는 여전히 정파가 없는 정치인이라고 주장한다. 이 대표와 허물없는 사이인 것은 맞으나 어떤 모임을 만들거나 주도해본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총선에선 동두천·양주·연천갑 선거구에 공천받아 안기영 국민의힘 후보와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됐다. 정 의원은 직전 총선에서 안 후보를 26.43%포인트(p) 차로 누르고 4선에 성공했다. 동두천·양주·연천갑은 이번에 신설된 선거구다. 기존 동두천·연천 선거구가 인구 하한선에 미달돼 양주시 선거구와 합쳐졌다. 동두천양주연천갑 선거구는 100% 양주 주민이 투표하고, 동두천양주연천을 선거구는 양주시 남면·은현면과 동두천·연천 주민이 투표한다.

4·10 총선에서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선거구에 출마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경기 양주시 옥정동 중심상가 거리에서 한 시민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사진=정 의원 캠프 제공

4·10 총선에서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선거구에 출마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경기 양주시 옥정동 중심상가 지역에서 거리 인사를 하던 중 시민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정 의원은 이날 오후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점퍼를 입고 옥정동 상가 일대 거리 인사에 나섰다. 4선 의원답게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지도를 보였다. 정 의원은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허리를 굽혔고, 시민들은 대개 정 의원 인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파이팅입니다" "이번에도 잘 부탁드려요"라며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하는 이들이 많았다. 나아가 함께 사진을 찍자거나 사인을 해달라며 먼저 다가오는 시민들도 꽤 있었다.

시민들은 특히 정 의원의 지역발전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한 어르신은 기자에게 주변의 아파트 단지들을 보란 듯이 가리키면서 "내가 양주가 발전해온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본 사람인데 (정 의원이 오고) 인구도 많이 늘고 지역이 많이 발전했다"고 했다. 5년 전 양주로 이사를 왔다는 50대 남성은 "서울 지하철(7호선)이 또 들어온다고도 하고, 정 의원이 일을 잘 한다는 걸 모르는 양주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에 "과거 양주는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발전이 정체된 상태였는데 (제가) 초선의원이던 2006년 전철 1호선을 조기개통시키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후 옥정과 회천 신도시 개발과 서울 전철 7호선 양주 연장,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착공과 교외선 운행 재개 확정, 서울-양주 고속도로 사업자 선정까지 양주 발전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왔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면 그 즉시 우리 양주시의 당면 현안인 전철 1호선 증차와 옥정 물류센터 건설 중단, 회천신도시 기반 시설 확충, 서부권 균형발전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5선의 힘으로 양주를 경기북부 일자리·교통·복지·문화의 중심으로 만들고 50만 (인구) 양주 시대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에게 정권 심판을 주문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한 시민은 정 의원에게 사인을 받은 뒤 기자에게 "이번에 저는 파란색이다. 다들 꼭 민주당을 찍어야 하고, 2번(국민의힘 후보)은 안 된다"고 했다. 본인이 직업군인이라고 밝힌 40대 남성은 "요즘 정부와 여당이 하는 일에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정 의원이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정권 심판하겠다고) 싸우는 분이라 좋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경기북부가 접경지역이고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임에도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다 잘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정권 심판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며 "무엇보다 물가가 너무 올라 시민들도 상인들도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많다. 한 마디로 윤석열 정부로 계속 가면 다 죽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4·10 총선에서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선거구에 출마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경기 양주시 옥정동 중심상가 지역에서 유세 연설을 하는 모습./사진=오문영 기자

정 의원은 이날 1시간가량 이어진 거리 인사를 마친 뒤 같은 지역에서 집중 유세도 진행했다. 선거운동원 20여명이 가수 박군의 '한잔해'와 유정석의 '질풍가도'를 개사한 선거송에 맞춰 춤을 췄다. 파란색 옷을 입고 응원 도구를 챙겨나온 당원·지지자들도 일부 보였다. 한 지지자는 '꼭 투표합시다'란 문구가 적힌 파란 풍선을 준비해와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정 의원은 유세 연설에서 누구보다 정직하게 정치를 해왔으며 양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상대 후보가 '양주시가 정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있는 동안 많은 분야에서 낙후됐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안기영 국민의힘 후보가) 양주시를 지속해서 폄훼하는 주장을 하는데 양주시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자해성 선거운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길을 가던 시민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유세 연설에 귀를 기울이거나 손뼉 치고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 몇몇은 유세차 앞으로 나와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어울려 춤을 추기도 했다. 딸과 함께 유세를 지켜보던 40대 남성은 "양주는 정성호"라며 "내일(5일·사전투표 첫날) 출근 전에 바로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 의원이 연설하던 중 큰 목소리로 "5선 가자!"라고 외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유세를 마친 뒤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과거로 가느냐 미래로 가느냐 결정하는 선거이고, 양주에 있어서는 경기북부 중심으로 도약할지 중단할지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지난 20년간 아이 셋 모두를 양주에서 키운 정성호와 4년 전 느닷없이 양주에 나타난 후보 중에 누가 제대로 양주를 위해 헌신할지 답은 명확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5선에 성공한다면 중앙무대에선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지' 묻는 말에는 "3년 뒤 (대선에서) 민주당의 재집권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한 "지난 수년간 우리 정치가 양당 간 극단적인 적대 정치로 국민께 실망만 안겨드린 게 사실"이라며 "우리 국회가 사회갈등 조정과 민생을 위한 대안 제시라는 본래의 기능을 다 하도록 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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