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을' 與 김경진 "양쪽으로 쫙 쪼개진 대한민국, 이젠 함께 가야"

[the300] [2024 총선 동행르포] 김경진 국민의힘 서울 동대문을 후보

정경훈 l 2024.04.07 07:47

김경진 국민의힘 동대문을 후보 /사진=김경진 캠프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뭔가 틀리게 했다는 생각이 들면 틀렸다고 말할 수 있어야 정상적인 나라 아니겠습니까."

지난 5일 서울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사거리. 4·10 총선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에 출마한 김경진 국민의힘 후보는 저녁 7시부터 약 30분 간의 집중 유세를 통해 선거 막바지 구민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번 총선 사전투표(5~6일) 첫 날이자 본투표를 닷새 남겨둔 시점이었다. 김 후보는 유세 연설을 통해 "김경진은 과학기술 중심국가를 만들겠다. 중도·통합·실용의 정치를 하겠다"며 "이 정신으로 대한민국 정치와 동대문구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유세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둘로 짝 쪼개져가지고 자기 쪽 유튜브와 방송만 보면 뇌가 마비되고 서로 원수가 된다"며 "'쟤들은 악마야' 하면서 정신적 내전 상태에 있으면 국가 전체가 너무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리고 갈등 비용을 많이 지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180도 뒤집어지는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건강한 비판도 매우 필요하고 언제든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다른 갈라치기가 계속되면 국가는 '갈 지(之)자'로 간다"며 "우리나라만 퇴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세 과정에서도 한 시민이 운전하던 차량을 세우고 김 후보에게 욕으로 추정되는 손가락질을 했는데 김 후보는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제가 통합을 외치는 이유"라고 했다.

김 후보는 1966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법학과에 입학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 검사가 됐다. 2007년부터 변호사로 일하다가 2016년 총선 광주 북갑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임기 4년 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번 총선의 경쟁상대는 '친명'(친이재명)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김 후보는 "과방위를 거치며 경제 공부를 정말 많이 했다"며 "국가가 부유해지고 국민 개인이 잘 살게 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했다.

그는 '과학기술 발전'과 '서민 보호' 사이에서도 중용을 지켜왔다는 평을 받는다. 김 의원은 유세 연설에서 "기술이 발전하면 새 기업이 탄생해 국가 발전과 서민의 삶에 이바지한다"며 "그러나 서민의 생계, 목숨까지 위협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했다. 김 의원은 초창기 '배달·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앱)'을 사례로 꼽았다.

김경진 국민의힘 동대문구 후보가 지난 5일 서울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인근에서 집중 유세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정경훈 기자


김 후보는 유세 연설에서 "2019년 모빌리티 앱 때문에 택시 기사들이 생계 위협을 호소했고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가만히 있었는데 제가 유일하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냈다"며 "배달앱이 처음 유행했을 때 음식점주에게 10~20%까지 수수료를 떼갔다. 이같은 횡포를 막을 논의의 장을 연 게 김경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본령 중 하나가 가난하고 힘없고 약한 서민을 지키는 일"이라며 "과학기술 발전 과정에서 서민이 피고름을 빨리는 일이 발생 안하도록 정치권이 조정해줘야 한다"고 했다.

4년 전 총선에서 패배한 그는 이번 총선에 서울 동대문을 출마를 결심하고 2022년부터 이 지역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준비했다. 동대문을은 2000년대 초반부터 약 10여년 간 홍준표 대구시장(국민의힘)이 현역을 지냈지만 2012년부터 현재까지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이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곳은 현재 김 후보와 장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곳이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인 지난달 31일 서울 동대문을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장 후보가 47.5%, 김 후보가 44.0%로 3.5%p(포인트) 차이의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무선 ARS 90%·RDD 유선 ARS 10% 혼합 방식. 응답률은 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의원은 "사전투표 후 저에게 먼저 '찍었다'고 말씀하는 분이 참 많다"고 했다. 그는 "정부·여당은 논란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민주당은 양문석·공영훈·김준혁 후보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있다. '오만하다'고 보는 유권자가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던 오후 7시50분쯤에도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를 타고 가던 50대 여성이 창문을 내리고 김 후보에게 "나랑 우리 아들들 다 찍고 왔다"고 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경진 국민의힘 동대문을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이 4·10 총선 기간 유권자와 대화하는 모습 /사진=김경진 캠프 제공


김 후보는 2022년 대선 과정에서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의 공보특보단장을 담당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잘 이해하는 '친윤'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의 방향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건강한 정부·여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황상무·이종섭 논란이 정리되지 않았던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읍참마속'해야 한다며 직언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유세 연설에서 민주당을 향해서는 "'폭정을 막자'고 하는데 윤 대통령이 소통이 부족했다고 폭정인가"라며 "오히려 민주당이 포퓰리즘으로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 잘 돌아가던 원자력발전소를 셧다운하니까 '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려 전기세가 올랐다. 전깃값이 비싸 농산물 생산가가 상승했다는데 이게 누구 탓인가"라고 했다.

그는 본인만의 장점이 "실행력"이라고 했다. 그는 "의원 시절에도 지역구 사업이 필요할 때 곧바로 장관부터 만나지 않았다. 실무자 먼저 만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필요한 절차, 준비물을 명확히 학습한 뒤 기관장을 만나 논의했다. 한번 슬쩍 만나고 생색내는 사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범죄자 없고 2차 번영을 이루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김경진에게 한 표 찍어주시라"고 구민들에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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