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조 투자 'AI-반도체 이니셔티브'…尹 "반도체 경쟁, 전시상황"

[the300](종합)

박종진 l 2024.04.09 14:07
"AI시대 G3 도약"…尹, '반도체 전쟁' 선포·국가AI위원회 신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AI(인공지능) 시대 G3(주요 3개국) 도약을 목표로 과감한 R&D(연구개발) 투자 등을 바탕으로 하는 'AI-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2027년까지 AI와 AI 반도체 분야에 9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국가AI위원회'를 신설해 AI 국가전략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최근 TSMC 일부 가동 중단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향을 점검하고 지난 제3차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추진 현황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TSMC 반도체 일부 라인 가동 중지의 영향이 아직까지 크지 않지만 불확실성이 큰 만큼 관계부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반도체 공급망에 취약 요소는 없는지 다시 한번 살피고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면 지체 없이 즉각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622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전력, 용수, 주택, 교통 등 인프라 구축 상황도 점검하고 차질없는 후속조치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용인 국가산단을 2026년까지 착공하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필수적인 전기와 공업용수를 정부가 책임지고 공급하겠다"며 "10GW(기가와트) 이상의 전력수요에 대응해 작년 12월에 전력공급계획을 확정했다. 팔당댐에서 용인까지 48㎞에 이르는 관로는 지난 2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곧 설치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어 생활 인프라와 관련해 "반도체 고속도로는 올해까지 민자 적격성 조사를 마치고 지난주 개통한 GTX-A 노선은 6월에 구성역을 추가로 개통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전쟁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산업전쟁'이자 '국가 총력전'"이라며 "전시 상황에 맞먹는 수준의 총력 대응 체계를 갖추기 위해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유치를 위한 투자 인센티브부터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주요국의 투자 환경과 지원제도를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이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04.09.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또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지난 30년 간 메모리 반도체로 세계를 제패했듯이 앞으로 30년은 AI 반도체로 새로운 반도체 신화를 써 나갈 것"이라며 "우리나라처럼 하드웨어 제조와 소프트웨어 개발 및 활용 역량을 모두 갖춘 나라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AI-반도체 이니셔티브'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AI 기술에서 G3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AI와 AI 반도체 분야에 R&D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AI 반도체 혁신기업들의 성장을 돕는 대규모 펀드도 조성할 것"이라며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하는 2030년에는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고대역폭 메모리 HBM에 프로세싱 기능을 추가한 P-HBM과 인공신경망프로세스 NPU, 뉴로모픽 기반의 한국형 AI 반도체에 대한 R&D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할 것"이라며 "또한 한국형 저전력 고성능 AI 반도체를 적용해서 슈퍼컴퓨팅 데이터센터인 K-클라우드를 진화시키고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하여 PC, 스마트폰 접속 없이 사용 가능한 스탠드 어론(Stand Alone) 스마트 디바이스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기존의 생성형 AI의 한계를 극복하는 차세대 범용 AI 원천기술 개발과 AI 안전기술 개발을 통해 책임성 있고 설명 가능한 방향으로 AI 기술의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AI와 AI 반도체 분야에 2027년까지 9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AI 반도체 혁신 기업들의 성장을 돕는 1조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또 윤 대통령은 "이에 더해 AI 윤리규범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계속 확보하겠다"며 "저는 지난 유엔(UN)총회 기조연설과 뉴욕대, 소르본대 디지털 비전포럼에서 디지털 질서 정립을 제안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5월에는 AI 안전 혁신 포용을 논의하는 AI 서울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위원회 설치도 공언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국가AI위원회'를 신설해 AI 국가전략을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반도체 분야 주요 기업, 관계부처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반도체 클러스터, AI 반도체 등을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간에서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류수정 사피온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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