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셰셰? 尹대통령, 文정부에 "中 신경쓰느라 불법어선 단속 못해"

[the300]

박종진 l 2024.04.09 16:10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서해를 찾아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 상황을 점검했다. 우리 국민의 민생을 침해하는 문제에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방침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에 셰셰(謝謝·감사합니다)하면 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전날 전임 문재인 정부의 소위 '부동산 폭망' 실정을 재차 강하게 부각한데 이어 연일 민주당 정권과 차별화 되는 윤석열 정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천 중구 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을 방문해 꽃게철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 현장을 점검하고 단호한 대응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직접 단속함정인 해경 3005함에 승함해 박생덕 서해5도특별경비단장으로부터 배타적 경제수역과 NLL(북방한계선)에서의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 현황 등에 대해 보고받았다. 이어 윤 대통령은 연평도 인근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단속 중인 이강철 해경 518함장(경감)과 영상통화에서 우리 어민의 조업 상황과 중국어선 단속 현황을 살폈다.

또 윤 대통령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이구성 해군 2함대 2해상전투단장 등으로부터 향후 범정부적 불법조업 단속계획 등을 보고받고 박철수 경인서부수협 조합장을 통해 꽃게 조업 현황과 애로사항 등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14일 민생토론회에서 전남 여수의 한 어민으로부터 "중국어선이 우리나라 연근해를 침범해 물고기를 싹쓸이한다"는 호소를 듣고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을 중심으로 강력한 단속을 하라고 지시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특별단속을 실시해 불법조업 중국어선 5척 나포, 36척 퇴거, 범장망 어구 20틀 철거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날 윤 대통령은 현장 점검 참석자들에게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문제는 우리 수산자원 안보라는 측면에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북한도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에는 강력하게 단속하는데 지난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신경쓰느라 제대로 단속을 못해서 애꿎은 우리 어민들만 큰 피해를 당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변 강대국 눈치를 살피느라 우리 어민의 생계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정부의 존재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 우리 해경은 어떠한 정치적 판단도 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의 안전과 국익을 지키는 일에만 모든 힘을 쏟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일정은 이재명 대표의 중국 발언을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중국 외교기조를 비판하며 "중국인들이 한국 싫다고 한국 물건을 사질 않는다.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라며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했다.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민감한 외교 사안에 대한 제1야당 대표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사건 1심 20차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기 위해 지지자들에게 잠시 조용히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2024.04.09.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전날 윤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거듭 환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도시 주택 공급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가 이미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 도심소형주택 세제 감면 등 국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부동산 법안 개정안들을 발의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 정치가 주거 안정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다함께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폭등과 징벌적 과세 강화 등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던 부동산 정책을 열거하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를 정상화하는데 집중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부동산 정책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법안 개정이 절실하고 결국 이는 여당의 총선 승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호소한 셈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꽃게 조업어민을 대표해 박철수 경인서부수협 조합장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조상명 국정상황실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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