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책 멘토' 이한주 "영수회담, 협상 아닌 협의 자리되길"

[the300]이한주 민주연구원장 내정자 "이재명, 대통령과 편안히 이야기했으면···위기극복 잘 해주십사 하는 마음"

김성은 l 2024.04.23 05:30
이한주 가천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 석좌교수/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책 브레인으로 알려진 이한주 가천대 석좌교수(경제학)가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원장으로 내정된 뒤 "우리 사회가 안전사회, 기본사회로 갈 수 있는 정책을 좀 더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2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신임 민주연구원장에 내정된 데 대해 "아직 민주연구원 이사회를 정식으로 통과한 것이 아니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1일 신임 당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진성준 의원을 임명하고 민주연구원장에 이한주 교수를 내정하는 내용의 당직개편을 실시했다. 이 교수는 전 경기연구원장을 지냈으며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부터 알고 지낸 이 대표의 30년 지기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대표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의 설계자로 유명하다. 이 교수는 지난 20대 대선 당시이 대표의 캠프에 합류해 정책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 교수는 "국내 정치와 경제 상황 뿐 아니라 국제적인 상황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에게 '구명조끼' 정도는 입혀놔야 하지 않겠나. 그런 측면에서 안전사회, 기본사회로 가는 정책들을 차분히 살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몰라도 정부는 격려해주고 싶다"며 "여러 측면에서 공무원들이 위축돼 있다. 그러다보니 국가의 효율성도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이를 어떻게 하면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불리는 이 교수는 이번주 윤석열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앞두고 있는 이 대표에게도 조언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에, 이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회담이 성사된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 대표께서 여러 경로를 통해 다양한 의견들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러가지 의제들이 쏟아져 들어올텐데 이 대표가 너무 구애받지 않고 대통령과 좀 편안히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국민들이 너무 불안한 시기"라며 "대통령과 처음 마주앉은 자리에서 두 사람이 신뢰관계가 먼저 형성돼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가능하다면 '협상'하는 자리가 아닌 '협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또 "글로벌 경제가 무서운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런 속도에서 한국 경제가 살아남기가 참 어렵다. 특히 자본, 노동, 에너지 측면이 중요하다. 해결책을 찾으려면 (여야가) 단순히 싸우고 이겨서 될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가야 한다. 그런 점을 당에 계속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영수회담이 이뤄지면) 당장 협치까지는 안 가더라도 인식의 공유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상호간 양보를 하더라도 국가적 위기 극복을 잘 해주십사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등 야권이 압승을 거둔데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이 교수는 "정책 집행은 어쨌든 여당이 하지 않나. 그런데 지금은 역량으로 보나 리더십으로 보나 여당의 역량이 충분한지에 관해 우려스런 부분이 있다"며 "국정 운영이란 게 '윈드서핑'과 같아서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면서는 못 가고 왼쪽과 오른쪽으로 조금씩 비틀면서 균형감있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 여야의 체급 차이가 너무 커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연구원장의 임기는 2년이다. 3년 뒤 대선이 있는 만큼 앞으로 이 교수가 민주연구원 내에서 정책 개발 뿐만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대선 출마 밑그림 작업을 주도할 것이란 평가들이 나온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