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낮에 또 '탄도미사일' 도발…우주로켓과 무슨 차이?

[the300] 올들어 탄도미사일 4번째, 순항미사일 합치면 10번째

김인한 l 2024.04.23 05:3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일 평양시 교외의 군부대 훈련장에서 발사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 사진=뉴스1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도발을 재개한 가운데 이번 도발은 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로켓 발사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 2일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시험발사한 후 20일 만이다. 올들어 탄도미사일만 4번째, 순항미사일까지 합치면 벌써 10번째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오후 3시1분쯤 북한군이 이날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으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여러발 발사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은 300여㎞ 비행 후 동해상으로 떨어졌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 즉시 이를 포착해 추적·감시했다"며 "미국과 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우주로켓 vs 미사일


북한이 지난해 11월 21일 오후 10시 42분쯤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모습. / 사진=뉴시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이달 중 발사가 유력한 정찰위성 2호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첫 정찰위성인 만리경-1호를 고도 약 500㎞에 안착시켰고 기술을 보완해 2호기 발사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대령)은 이날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준비하는 활동은 지속 포착되고 있으나 임박한 징후는 없다"면서 "언제라고 예단하긴 어렵고 그런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우주기술은 대표적인 민·군 겸용기술이다. 우주로켓과 미사일은 생김새가 유사하다. 우주로켓은 정찰위성 등을 실어 나르는 운송수단이지만 위성 대신 무기를 탑재하면 미사일이 될 수 있다.

현재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필요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 등과 불법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무기를 싣고 비행하는 미사일과 달리 우주발사체는 목표궤도별 단, 페어링(위성 덮개), 위성 분리 등 비행 시퀀스를 오차 없이 수행해야 하는 만큼 미사일보다 뛰어난 기술이 필요하다.



순항미사일 vs 탄도미사일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3일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를 장착한 새형의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 형의 시험발사 장면을 보도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북한이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른 발사 금지 대상이다. 북한은 지난 1월14일 극초음속 IRBM을 처음 발사했다.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벌써 4차례 탄도미사일 도발을 자행했다.

탄도미사일은 통상 사정거리에 따라 1000㎞ 이하면 SRBM으로 불리고, 1000~5000㎞는 IRBM, 5000㎞ 이상이면 ICBM 등으로 불린다. 탄도미사일은 로켓을 이용해 대기권 밖으로 치솟았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낙하속도가 매우 빨라 요격이 어렵다.

반면 순항미사일은 비행기와 유사하게 비행한다. 제트엔진과 날개의 양력을 이용해 정밀타격하는 유도탄을 말한다. 일정 궤도에 올라간 후엔 수평 궤도로 날아가며 저공비행으로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통상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고도로 비행하며 한 단계 낮은 기술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지난 19일까지 순항미사일을 6차례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올해 탄도·순항미사일 도발만 모두 10차례 벌였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과거 탄도미사일 발사는 정치적 의도가 컸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미사일 체계 정비 차원의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과 미국의 압박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의도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관람객이 방문한 모습.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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