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난 영남+호남 출신...지역인재 이탈 방지법 만들 것"[인터뷰]

[the300 소통관]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

정경훈 l 2024.04.24 05:55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소신 있으면서도 너무 고집스럽지 않게 융통성을 발휘하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인(38)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개혁신당은 몇 안 되는 소신파, 지역·진영논리에서 자유로운 정치인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께서 '내로남불' 안 하고 바른말 하는 정치인이 자랄 수 있는 최소한의 토양을 주셨다"며 "최선을 다해 이에 부응하는 의정활동을 해내겠다"고 했다.

천 당선인은 개혁신당 비례대표 2순위로 당선됐다. 개혁신당은 4·10 총선에서 3명의 당선인을 배출했다. 천 당선인과 비례대표 1순위인 이주영 당선인, 지역구에서 당선된 이준석 당 대표다.

천 당선인은 1986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검정고시를 거쳐 고려대 법학과에 진학, 제1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2019년 발생한 '조국 사태'에 부조리함을 느낀 청년층을 대변하고자 정치를 시작했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서 활동하며 보수 정당의 '도전지'(험지)인 전남 순천·광양시·곡성·구례군갑 후보로 총선에 출마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을 3개월여 앞둔 지난해 12월29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을 단기간에 개혁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탈당했다. 이후 이준석 당 대표와 손잡고 개혁신당 창당을 준비했다. 지난달 개혁신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발족한 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천 당선인은 선거 결과에 대해 "당선인 4명 배출이라는 목표를 이루지는 못해 큰 성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다른 당에 비교하면 성공했다고 본다"며 "소신파 정치인이 양당 정치에 줄을 서지 않아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모델을 어느 정도 만들어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선대위원장직 수행은 매우 힘들었다. 동시에 정치인으로 아주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며 "매일 중앙에서 낼 메시지를 고민하는 것, 물의를 일으키는 당 구성원이 있을 때 거취를 결정하게끔 한 일, 국민의힘의 단일화 제안에 단호히 대응한 것, 경제적 여유가 없는 작은 당에서 비용 지출에 관한 의사결정 모두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나름 인지도와 정치적 경험이 있었다는 이유로 맡게 됐는데 제 활동이 우리 당 후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최악의 결과를 내 '거대 양당 정치에 개기면 죽는다'는 교훈을 정치사에 남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천 당선인은 '제22대 국회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말에 "비수도권을 많이 챙기는 정치를 하고 싶다. 지역소멸을 막고자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에서 나오며 저출산·지역소멸·지역주의·저성장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그였다.

그는 "나라가 동·서로 나뉘어 갈등할 게 아니다. (인구·일자리 등을 지나치게 흡수하는) '수도권 블랙홀'의 작동을 비수도권이 힘을 합쳐서 막아야 한다"며 "저는 정치적 고향이 순천이고 생물학적 고향은 대구다. 전남이 어려운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경북 북부 내륙은 낙후됐고 부산에서도 청년들이 다 떠나 '노인과 바다가 됐다'는 걱정이 나온다"고 했다.

이어 "인구는 '일자리·교육·의료' 트라이앵글이 자리 잡은 곳에 유입된다"며 "나와 가족이 건강하게 먹고살 수 있고 자녀가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천 당선인은 "기업과 대학에 대한 '인센티브'를 통해 비수도권 기업 유치, 지역 인재 육성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력 생산이 풍부한 지역의 경우 기업이 전력을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이 비수도권 이전을 고려할 것이다"며 "'밭농사' 짓는 지방 소농을 기업농으로 전환해 농업 후속 세대를 기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지역인재 이탈 방지 법안'을 발의해보고자 한다"며 "큰 틀의 경제·산업을 다루는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밝혔다.

천 당선인은 '위성정당 방지법'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그는 4·10 총선의 300번째 당선인이다. 비례대표 의석 배정 산식이 지역구 당선인을 배출한 개혁신당에 불리하게 작용해 배정 의석수가 1석인지 2석인지 개표 막바지까지 불확실했다. 천 당선인은 "개표가 99.75% 이뤄졌을 때까지도 '당선 확실' 결정이 안 됐다"며 "제가 가장 마지막으로 당선 확정 통보를 받은 당선인"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 다수가 직관적으로 알 수 없는 산식도 문제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 수 있는 게 문제"라며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을 돕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의 조응천 의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위성정당 방지 방안을 자주 논의한다"며 "다만 '국가보조금 지급' '총선 직전 위성정당 창당' '인력 꿔주기' 금지 등 복수의 제재가 가해져야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나온 방지 방법을 총망라할 것"이라고 했다.

천 당선인은 첫 원내 활동을 마친 4년 뒤 어떤 정치인으로 남고 싶은지에 대해 "당선 뒤 호남 언론에서는 '호남 출신 당선자'로 영남에서는 '영남 출신 당선자'로 써주신 기사들이 매우 반가웠다"며 "우리 사람 아니라고 떠넘기는 정치인이 아닌 이 지역 사람이라고 당겨오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