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표밭 IT벤처, 경기도지사 표심은 어디로?

[the300]'K-IDEA' 남경필 vs '셧다운제 찬성' 김진표…부산·성남도 당락 영향 미칠듯

이하늘 기자 l 2014.05.26 13:16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왼쪽)와 김진표 새전치민주연합 후보. /뉴스1= 이광호, 양동욱 기자


그간 야당 지지성향이 강했던 IT·벤처업계 종사자들이 다음달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등 주요 선거지역 후보자들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중심추 역할을 할 전망이다.


26일 IT·벤처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의 게임산업 관련 상반된 행보를 놓고 경기지역 IT·벤처 종사자 사이에서 지지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T벤처업계는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와 2030세대가 상당수를 차지해 지금껏 대표적인 야당 지지성향 산업군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셧다운제 등 게임산업 규제에 대한 여야 후보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산업 종사자들의 투표성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게임규제는 게임업계 뿐 아니라 IT·벤처업계 전체에서 가장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직군 내 이직이 자유로운 IT·벤처는 게임과 포털, 모바일벤처 등 교류가 활발해 관련 정책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강한 편이다.


◇남경필 "게임진흥" vs 김진표 "게임규제"…뒤바뀐 여야 입장


남 후보는 청소년들의 심야시간 게임 이용을 막는 '셧다운제'를 반대해왔다. 모바일게임 셧다운제 적용과 관련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 K-IDEA(전 한국게임산업협회) 협회장을 맡으면서 게임산업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이다.


반면 김 후보는 셧다운제 국회 입법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부결됐지만 19세 미만 셧다운제에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후보는 야당 후보로서는 IT는 물론 전반적인 정책에서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그간 손인춘·신의진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게임관련 규제법안을 발의했고,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 등이 이에 반대 목소리를 내오면서 '새누리=게임규제', '새정치=자율규제'라는 공식이 이번 선거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 이유다.

대형 게임사의 한 임원은 "게임산업이 한국 IT·문화 수출의 선봉장이라는 종사자들의 자부심이 게임규제가 이어지면서 산산이 부서졌다"며 "타사 지인들과 대화를 해봐도 이번 선거에서 여야, 진보·보수를 떠나 게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후보에게 표를 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판교를 비롯한 경기도에는 5만명 이상의 IT벤처 종사자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성남시에 따르면 현재 판교에 위치한 게임업계 종사자 수만도 3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차범위 접전…경기도내 '3만+α' 게임종사자 표심 당락 가를수도


지난해와 올해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 카카오 등이 대거 판교 IT밸리에 입주하면서 기존 서울에 거주하던 직원들도 대거 판교, 혹은 인근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경기도 거주 유권자 비중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선거의 경기도 유권자 수가 967만9317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게임 및 IT벤처 종사자 수는 1%에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양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대부분 오차범위 안이다. 여기에 IT벤처 종사자들이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소통에 능하다는 점과 가족들의 투표영향까지 더하면 그 파급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한 모바일 게임기업 대표는 "지난 대선만 해도 직원들 가운데 절대다수가 야당에 대한 지지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었지만 이번 선거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며 "게임산업에 대한 차기 도지사의 입장 및 정책이 국내 게임산업 및 종사자들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2회 '굿게임쇼'를 개최,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를 위협하는 게임박람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차기 도지사의 게임정책에 따라 표심이 흔들릴 수 있는 이유다.


◇부산·성남 등 접전지역도 게임관련 후보간 입장차…영향 미칠까


한편 경기도 외에도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일부 지역에서 후보자들의 게임정책이 득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손인춘 의원과 함께 게임규제 법안을 발의한 서병수 후보가 새누리당 소속으로 뛰고 있다.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게임규제에 대한 반대 입장과 함께 게임콘텐츠 산업단지 구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산 3대 축제 가운데 하나인 지스타가 지난해 게임규제 논란으로 일부 게임기업의 불참까지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에서도 게임 관련 각 후보의 공약 및 입장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IT벤처 기업이 몰려있는 성남시 역시 게임을 비롯한 IT벤처 종사자들의 투표성향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새정치연합 후보는 지난 시장 재임기간 게임산업에 우호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신영수 새누리당 후보는 국회의원 재직시절 셧다운제 표결에서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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