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뿌린 '공채1기' 씨앗… 안규백, 새정치 '선봉장' 결실

[the300][국회의원 사용설명서]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

서동욱 기자 l 2015.03.25 06:36



 

 

 

미국의 고고도미사일체계 '사드'의 한국배치론 선두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있다면, 그 대척점에는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 수석부대표가 서 있다.

 

등원 후 7년간 국방위원회에서 활동, 무기체계에 대한 전문성과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이해는 군출신을 능가한다. 그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득보다 실이 많다"며 도입 불가론을 고수하고 있다.

 

안의원의 사드에 관한 지론은 곧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론'이나 마찬가지다. 군사 부문에 대한 지식도 지식이지만, 원내 수석부대표로서 대여 협상의 최전방에 서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안의원은 지난해 10월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가 됐다.

평화민주당 공채 1기로 정치를 시작한 '김대중 키즈'가 대여 협상을 막후에서 주도할 당내 핵심인사로 자리 잡는 순간이었다. 야당이 정책정당으로 수권능력을 갖추려면 공채를 통해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며 시작한 김전대통령의 27년전 투자가 '결실'을 맺은 셈이다.

 

안 의원은 수석부대표로 임명된 뒤 세월호특별법 타결 · 2015년도 예산안 합의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 인준 등 주요 현안에서 우윤근 원내대표와 함께 주도적 역할을 하며 야당을 안정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듣는다.


 

       

 

[지금의 안규백을 키운 건 책과 사람]

그의 생에 영향을 가장 많이 끼친 한권의 책을 선택하자면 중국의 석학 임어당이 쓴 '생활의 발견'이다. 한명의 멘토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선친을 꼽는다.

책을 통해 배우는 것 보다는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는게 안의원의 지론이다. 사람을 통한 배움은 가슴에 와 닿는 절절함과 애절함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아버지의 정이 없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간이 되었을 것이고 임어당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사람과의 만남에 미숙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안규백이 말하는 마키아벨리론]

안 의원은 마키아벨리의 효율성과 유용성에 주목한다. '동기의 선함 보다는 결과의 선함이 더 중요하다'는 현실주의적 면모는 정치인이 보고 배울만한 가치라고 평가한다. 정치적 상황이란 선과 악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악과 차악을 선택하는 속성을 가졌기에 지금의 한국적 정치상황에 부합되는 가치라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시장 만능주의는 공공성을 파괴했습니다. 국가가 소수 권력집단의 도구가 돼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극심한 양극화는 필연적 귀결이 됩니다. 민생경제는 피폐해 지고 일방적 우월주의로 인해 남북관계는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지요." 안 의원이 진단하는 한국사회의 모습이다.

그가 제시하는 해답은 정치의 복원을 통해 경제에 대한 정치의 통제력을 다시 확보해야한다는 것이다. 왜곡된 형태의 마키아벨리즘을 극복하고 공공의 도구로서 국가를 바라보면서 과단성 있게 정치상황을 타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김대중 · 노무현 단상]

안 의원은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선거대책본부 조직 2국장을 지냈다. 제16대 대통령 당선자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참여, 두 대통령의 탄생을 함께 했다.


안 의원은 1987년 늦가을 '인동초의 새벽'이라는 출판기념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그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그해 12월 치러질 대선과 관련, "승리의 여신은 반드시 미소를 지으면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험상궂은 얼굴로 오는 경우가 많다."며 고단한 선거 여정을 희망으로 매진하자고 역설한다.

김 전 대통령의 삶과 업적에 대한 평가는 이제 역사의 몫이 되었지만 그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 남북관계의 질적인 변화 등은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후대의 사명이라고 안 의원은 다짐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안 의원의 인연은 1998년 7월 종로 보궐선거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 지역구 국회의원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 사건에 연루돼 보궐선거가 열렸고 노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나섰다.

안 의원은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조직국장으로 선거에 임했다. 노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정인봉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캠프에서 열과 성을 다하던 안희정 충남지사, 서갑원·백원우 전 의원과 승리의 기쁨을 나눴던 추억은 잊을 수 없다.

안 의원은 "서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한반도의 평과·공존을 염원했던 노 전 대통령의 신념이 현실화 되려면 아직도 가야할 길과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4자성어로 본 안규백]

안 의원은 4자성어를 즐겨 쓴다. 국정감사, 청문회, 대정부 질문 등 의정활동을 하면서 종종 4자성어를 사용, 쓴소리를 하거나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안 의원이 자주 인용하는 4자성어를 통해 그를 알 수 있다.      

◇언즉시야(言卽是也)=말 하는 것은 사리에 맞아야 한다는 것. 안 의원은 말의 품격을 세가지로 얘기한다. "첫째 말이 적어야 한다 둘째 결론부터 말해야 한다 셋째 말에는 겸손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사람의 진정한 품격은 말에 있다는 게 안 의원의 지론이다.

◇득롱망촉(得壟望蜀)=농 땅을 얻고 나니 촉 지방이 탐난다는 뜻. 안 의원은 직장에서, 가정에서, 심지어 술자리에서도 절제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접을 때와 나아갈 때를 알아야 하는 것은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고 이를 지키지 못한 정치지도자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안 의원은 삶이 쓸쓸하다고 생각되거나 어디론가 도피처를 찾고 싶을 때 이 말을 떠올린다고 한다. 자기만의 주장을 내세우고 타인과 전체를 무시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자답한다고 한다. 자신을 고집하지 않지만 어디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물처럼 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안 의원은 강조한다.

[대표 법안]

재선의 안 의원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상임위 활동을 했고 19대 들어서도 국방위를 맡고 있다. 7년간 국방위에서 활동하면서 군 인권보장과 병역관련 법안들을 많이 발의했다.

대표적 법안은 '군인지위향상에 관한 기본법'이다. 현재 국방위 법안소위에 상정돼 있는 이 법안은 "모든 군인은 어떤 경우에도 폭언·폭행·가혹행위를 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군인의 기본권 보장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지난해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군무원 인사법 개정안'은 계약직·별정직 등으로 나눠진 군 지휘관의 신분을 일반직으로 일원화하는 것으로 ,예비전력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군무원의 처우를 개선하고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해 발의됐다.

[이 한장의 사진]


 

1990년 11월, 안 의원이 평민당 당보(평민신문) 기자 재직 당시 유세현장을 취재하는 모습. 사진 속 장소는 전남 함평·영광 재보궐 선거를 앞둔 유세현장이다. 당시만 해도 수많은 유권자들이 모여 후보자 연설을 듣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주변엔 누가→ 유승민, 한기호, 김현미, 윤호중]

여당에서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새누리당 유승민 · 한기호 의원과 가깝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윤호중 의원과는 오랜 기간 함께 당직자 생활을 해 친분이 두텁고 같은당 김관영 의원과도 각별하다.

[요주의]

안 의원에게 필요한 4자성어로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떠오른다. 뚜렷한 소신과 강단 있는 자세 이면에 권위의식과 독선적인 모습이 비쳐질때가 있다는 평가다. 오랫동안 국방위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쌓인 자신감 때문인지, 국정감사 같은 자리에서 '호통성' 발언이 잦다. 야당으로서 국정감시에 대한 열정은 필수지만, '과한' 언행은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프로필]


△1961년 전북 고창 출생(5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졸업 동 대학교 대학원 무역학과 수료 △평화민주당 사무처 공채 1기 △평민신문, 신민당보 기자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본부 조직 2국장 △제16대 대통령 당선자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 △18대·19대 국회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원내 수석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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