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스코어보드-법사위(종합)]'베테랑'과 '초병'의 조화…"돌격 앞으로"

[the300][런치리포트-2016년 국정감사 결산(하)]

배소진 기자 l 2016.10.21 05:36

편집자주 '국감 스코어보드'는 자료충실도·현장활약·국감매너·정책대안 등 4가지 잣대를 바탕으로 머니투데이 the300 기자가 바라본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보여드립니다. 매일매일 주요 국정감사 현장을 촌철살인 코멘트와 친근한 이모티콘으로 전달해줌으로써 국민들에게 정치가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국감이 내실을 기할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20대국회 첫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여야 대치의 '최전선'이라 불릴 법 하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미르·K스포츠재단을 놓고 불거진 각종 특혜 의혹, 고(故) 백남기 농민의 부검영장 발부, 4.13총선 선거사범, 송민순 전 외교통일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까지 최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모든 이슈들이 한 자리에서 뒤섞였다.

수적 우위를 점한 야권은 연일 각종 의혹에 총공세를 펼쳤지만 수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때문에 눈에 띄는 성과를 도출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야권의 '정신적 지주'라 할 만 했다.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며 각종 일정에 치이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으로 귀감이 됐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도 다선의 노련함과 초선의 꼼꼼함을 겸비한 질의로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박범계·백혜련·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전투력'이 발휘된 가운데 논리로 무장한 이춘석·정성호 더민주 의원의 조용한 저격도 이어졌다. 백남기씨 부검영장의 문제점과 각종 시위현장에서의 과잉진압 등 공권력의 남용에 집중한 박주민 의원은 더민주의 큰 자산이다. 같은당 금태섭 의원이 종합국감에서 그동안의 질의를 총정리하며 피감기관장들에게 하나 하나 되새김질시키는 모습도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장면이다. 

새누리당은 우선 수적으로 전력누수가 심했다. 큰 교통사고를 당했던 바 있는 여상규 의원과 지역구가 태풍 '차바'의 직격탄을 맞은 정갑윤 의원은 국감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 '정책'질의를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이슈에 묻히는 아쉬움이 남았다.

18대국회에 이어 20대국회에 재입성한 주광덕 의원이 거의 유일하게 국감의 중심 축을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감 기간 중 11권의 자료집을 찍어내는 발군의 성실함과 치고 빠질 때를 아는 질의와 방어로 '여당의원이 국감에 임하는 자세'의 표본을 보여줬다. 법사위 국감이 처음인 오신환·윤상직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면제 논란을 끈질기게 제기하며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백남기씨 부검영장 발부, 조희연 교육감 항고심 선고유예 등 사안에 대해서도 저돌성을 보였다. 김진태 의원은 야당 의원의 질의에 일일이 반박하느라 정작 본인의 질의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야당으로부터 '정치평론가인줄 아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매일같이 파행이 되도 이상하지 않았을 법사위가 아슬아슬 무탈하게 굴러간 데는 권성동 위원장의 노력이 컸다. 여야 공방이 격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의사진행 발언'을 가급적 자제토록 하고, 여야 구분없이 좋은 질의에는 격려와 관심을 보이며 힘을 보탰다. 피감기관장들의 식사와 생리현상(?)까지 고려하는 칼같은 시간엄수와 진행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조희연 교육감 항고심을 놓고 잠시 '파이터'의 기질이 드러나기도 했다. 위원장이 '분노'한 순간 법사위가 유일하게 한 차례 파행이 됐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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