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스코어보드-국방위(종합)]北 핵·미사일 대비 태세 '구멍' 도마 위에

[the300] [런치리포트-2016년 국정감사 결산(하)] 北 대비 국방예산 증액 공감대 형성은 '성과'

오세중 기자 l 2016.10.21 05:33

편집자주 '국감 스코어보드'는 자료충실도·현장활약·국감매너·정책대안 등 4가지 잣대를 바탕으로 머니투데이 the300 기자가 바라본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보여드립니다. 매일매일 주요 국정감사 현장을 촌철살인 코멘트와 친근한 이모티콘으로 전달해줌으로써 국민들에게 정치가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국감이 내실을 기할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의 대립 속에 초반부 파행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이 고려돼 국방위 개의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특히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이 여당의 국감 '보이콧' 당론에도 불구하고 국방위 국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당 상임위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국감장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국방위 국감, 北 도발 대응 태세 '구멍' 여야 막론 추궁 → '3축' 체계 조기 전력화 위한 예산 증액 공감대

이번 국감에서는 북한 도발에 대한 대비책으로 우리 군 당국이 내세우는 '3축' 체계의 조기 전력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을 막론하고 해마다 수 십조원의 국방 예산을 지출하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의 무기체계는 예상치 못하게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데 우리 군 당국의 대응 태세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북한의 무력 도발 때마다 우리 군은 적 기지를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 했지만 실제 특전사가 자체 침투수송기가 없어 유사시 적 기지에 침투를 감행하려면 미군 자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과 북한 도발에 대비한 대책이 부실하다는 점 등을 집중 질타했다. 

그 결과 국감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3축체계'인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 등의 전력화를 앞당기기 위해 국방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고위층의 병역면탈을 비롯해 군 병원 실태 등 장병들의 복지를 위한 문제 등이 부각된 점도 군 안팎의 현실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이번 국감의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감 기간 내내 '김제동 영창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정작 더 중요한 군 당국의 대응태세, 전략적 이슈 등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여야 '원탑' 김영우·김종대 의원...김중로 의원 '고위층 병역면탈자' 공개 압박도 돋보여

이번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단연 눈에 띈 것은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과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었다.

김영우 의원은 여야 간 갈등으로 여당의 국감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의회 민주주의 실현'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당론을 거부하고 여당 상임위원장으로서 국감장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위원장으로 피감기관의 부적절한 답변 혹은 해군 법무실장의 무례한 돌발행동을 강하게 저지하면서도 중간 중간 균형 있는 조율로 국방위 국감을 부드럽게 이끌었다.

군 당국에서도 당선과 동시에 주목을 했던 김종대 의원도 국감에서 '스트라이커'의 면모를 보이며 단연 돋보였다.

김종대 의원은 논문과 정확 수치를 제시하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 배치 문제부터 군 부실장비와 낡은 헬기, 군 장병의 복지 문제까지 조목조목 파고 들어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거친 안보 전문가의 면모를 선보였다.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도 군 출신으로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엄청나게 많은 자료 제시는 김 의원의 성실성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김 의원은 '고위층 병역면탈자'를 공개하겠다고 압박하며 이번 기회에 끝까지 '병역면탈자'들을 추적해 파헤치겠다는 강단을 보여줬다. 

여당에서는 차분한 목소리로 여당 간사로서 다양한 문제제기를 한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과 상반되게 공격적으로 나온 같은 당의 김학용 의원이 눈에 띄었다. 

특히 김 의원은 여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야당을 능가하는 자료 준비와 문제점을 지적하며 군 당국을 압박했다.

김 의원의 경우 우리 군 특전사에 침투수송기가 없다는 문제를 지적해 온라인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고, 직접 유해물질이 다량 함유된 군 운동화를 국감장에서 제시하며 장병들의 안전에 대한 문제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야당 간사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초반에는 일명 '허허실실' 전법으로 웃으면서 군 당국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의원은 해군이 제주도 강정마을에 구상권을 청구한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해군 법무실장의 국감장에서 무례한 태도가 계속되자 "국민들에게 해군이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냐"며 버럭하는 모습을 보이며 공격적으로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방송인 김제동씨의 영창 발언과 관련 '영창 간 적이 없는 것 같다'라며 확인을 해봤다고 하자 이 의원은 장병의 병적기록부를 본인 동의 없이 열람하는 것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군 당국을 추궁하기도 했다. 

전직 차관 출신으로서 기대감을 가졌던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 내내 정책 이슈에 집중하지 못했다. 

백 의원은 첫 날 국감에서 언급한 '김제동 영창 발언' 진위 여부 논란을 국감 내내 제기하면서 '김제동씨 증인 신청'까지 요청했지만 여야 의원들이 현안이 산적한 국감에서 김씨를 증인석에 앉히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거부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씨의 영창 발언 진위 여부에 집착하면서 국방위 본연의 질의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 면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종합평가 대상의원: 김종대(정), 김영우(새), 김중로(국), 김학용(새), 이철희(민), 경대수(새), 김동철(국), 김병기(민), 서영교(무), 김진표(민), 이철규(새), 진영(민), 이종걸(민), 백승주(새), 이종명(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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