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표때문에 입장바꿀 사람 아냐…도로 다 깔리면 좌우 알것"

[the300]1박2일 호남 찾아 정체성 논란 잠재우기 나서…"한번도 안간 길" 강조

순천(전남)=김태은 기자 l 2017.02.24 16:27

안희정 충남지사가 24일 오후 전남 순천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순천에 심쿵하다'의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강당에 들어서고 있다. 2017.2.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 가도의 가장 중요한 길목인 호남을 찾아 정체성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선의 발언' 논란으로 '집토끼' 이탈 우려가 제기되자 박근혜정권과 명확한 선긋기는 하되 통합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안희정 지사는 24일 전남 순천 문화예술극장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가장 먼저 정권교체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부터 언급했다. 안 지사는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 국회의원, 의회가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고통을 해결해주지는 못할망정 연일 울화통 터뜨리는 나라, 이제 우리가 끝내자"며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 정신을 실종시킨 모든 낡은 정치 세력을 일소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폐청산, 낡은 정치권력과 낡은 대한민국의 과거 정치를 확실히 끝내는 정권교체, 저 안희정이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상대 진영이라도 대화와 타협을 통한 공존에 방점을 찍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어조다.

오해를 불러일으켜온 지점에 대해서도 분명히 짚고 넘어갔다.

안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합 정신을 언급하며 "제가 이 얘기(용서와 통합)를 하면 적폐청산하지 않을 모양이라고 이야기한다"면서 "거듭 말씀드린다.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과거 적폐를 가장 근본적으로 수술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하자는 것은 민주주의로 정의를 바로 세우고 과거 부정한 세력들이 다시는 발 못붙이게 하는 것"이라며 "김대중의 용서와 통합 정신이 모든 것을 없던 일로 하거나 덮어두자는 정신이 아니라고 전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전 민주주의를 통해서 김대중과 노무현이 못다이룬 국민통합, 그 통합의 길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외쳤다.

보수와 진보의 노선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안 지사는 "옛날의 구도로 보면 중도인지 보수인지 헛갈려 보일 수 있지만 저를 30년 봐온 분들은 제가 표 때문에 입장을 바꿀 사람이 아니란 것을 잘 알 것"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오히려 "새로운 민주당의 역사라 열리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이라 지금은 우측인지, 좌측인지 잘 안보이지만 도로가 다 깔리면 새로운 진보의 역사란 걸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비교해 본선 경쟁력의 우위도 과시했다.

안 지사는 " 낡은 정치구도를 뛰어넘어 온국민의 고른 지지 얻어서 대선 개표날 초조와 땀방울 속이 아니라 편하게 두다리 뻗고 개표방송을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진영을 뛰어넘어 가장 국민들의 호감을 얻고 있는 정치인이 저"라고 말했다.

'선의 발언' 논란으로 인한 마음 고생도 에둘러 나타냈다.

가장 최근 부부싸움의 이유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밖에서도 시달렸는데 안에서도 시달렸다"면서 "웬만하면 위로해달라고 했더니 자기도 화가나서 그렇다고 하더라"고 '선의 발언'에 대한 아내 민주원씨의 반응을 전했다.

이어 "마음 아프게 해드렸던 분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표 얻으려고 자꾸 그런다고 안봐주셨으면 한다"고 사과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