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대신 금강산'…판문점 남북회담장, 평화 콘셉트 새단장

[the300]테이블 폭 2018mm, 한반도 지도문양 의자, 오래가는 전통창호 등

최경민 기자 l 2018.04.25 11:00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 회의장/그래픽=청와대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된 판문점 평화의집은 그 이름대로 '평화'를 콘셉트로 리모델링됐다. 회담장 전체 콘셉트는 오는 27일 2018 남북 정상회담의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시작'에 맞췄다.

평화의집 2층 회담장은 원래 남측은 왼쪽, 북측은 오른쪽 가운데 출입구를 통해 각각 개별 입장하는 구조였다. 각진 사각형 테이블이 놓여있었고, 한라산을 전경으로 한 그림이 걸렸었다.

리모델링을 거친 회담장은 정문 입구를 통해 남북 양측이 동시 입장을 할 수 있게끔 했다. 한라산 그림도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으로 교체됐다. 신 작가는 금강산을 10여차례 방문해 금강산 12경을 그리는 등 금강산 작가로 불려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가는 금강산은 우리민족 누구나 다시 가고 싶어하는 명산"이라며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 테이블도 딱딱한 사각형에서 벗어나 라운드형 상판으로 바뀌었다. 궁궐의 교각 난간형태를 모티브로 하여 두 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이다. 휴전선이라는 물리적인 경계와 분단 70년이라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고, 둘러앉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테이블 폭은 1953년 휴전과 정상회담이 열리는 2018년을 상징토록 설정했다. 정상들이 앉는 테이블 중앙 지점의 테이블 폭을 2018mm으로 제작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한 의자도 제작했다. 한국전통가구의 짜임새에서 볼 수 있는 연결의미를 담은 디자인이 적용됐다. 등받이 최상부에 한반도 지도 문양을 새겼는데, 독도까지 표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내 인테리어는 한옥의 대청마루를 모티브로 전체적으로 한옥 내부 느낌이 나도록 조성했다"며 "양쪽 벽면에 못이나 접착제 사용 없이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제작되어 뒤틀림 없이 아름답게 오랜 세월을 견디는 전통창호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견고한 남과 북의 신뢰관계가 전통창호처럼 오래도록 이어지길 희망하는 의미"라며 "회담장 카페트은 푸른계열로 설치했다. 한반도 산천의 푸른 기상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기를 소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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