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 "北 음악 많이 아는것도 큰일날 일" 靑오찬 말말말

[the300]백지영 "애국심..둘째 낳고싶어져"-文대통령 "고향의봄 듣고 목 메어"

김성휘 기자 l 2018.05.11 14:57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을 초청해 오찬에 앞서 가수 조용필과 대화하고 있다. 2018.05.11. amin2@newsis.com


11일 정오 청와대 본관 충무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공연을 펼쳤던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을 초청한 자리에 평양, 판문점 공연을 두고 훈훈한 대화가 오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 음악을 보면서 옛날 노래를 듣는 것 같았고, 북한에서는 우리 음악이 생소했을 것"이라며 양측이 이질감을 느꼈을 것이라 말했다. 

오찬 사회를 맡은 김종천 비서실 선임행정관은 "윤상 감독님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연구해서 평양 시민들 (북한)노래를 조금 더 불렀으면 어땠을까'라고 했다. 그 인터뷰를 북측 인사들이 보고 저에게 참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고 소개했다.

평양공연 음악감독이던 윤상씨는 이어 자신의 차례가 되자 "말씀해 주신 것처럼 사실 우리가 북쪽 음악을 많이 아는 것도 큰일 날 일이었죠"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그는 "앞으로는 저희들이 북쪽 음악을 편안하게 그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그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에게 '고향의 봄'을 부른 초등학생 가수 오연준 군은 "판문점 정상회담 때는 내가 왜, 어디에서 노래를 부르는지 몰랐다"며 "그러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를 주신 대통령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오연준 군이 고향의봄을 불렀을 때 가슴이 뭉클해지고 목이 메었다"며 "오 군의 노래가 끝난 뒤 만찬사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답했다. 

아래는 참석자들 주요 발언. 

【인천공항=뉴시스】배훈식 기자 = 평양 공연을 마치고 귀국한 윤상 남측 예술단 음악 감독이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에게 공연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8.04.04. dahora83@newsis.com

[인삿말 시간]

▷윤상= 지금 말씀해 주신 것처럼 사실 우리가 북쪽 음악을 많이 아는 것도 큰일 날 일이었다. 그래서 저희가 준비 못한 이유도 있는데, 정말 앞으로는 저희들이 북쪽 음악을 편안하게 그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그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조용필= 만일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주 좋은 공연을 해서, 북쪽에서도 저희 음악을 듣고 싶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더 좋은 음악을 모든 분들에게 들려줬으면 하는 생각한다.

[오찬 도중]

▷이선희= 이번이 두번째 평양공연인데 첫번째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북쪽 인사들과의 대화가 훨씬 유연하게 이뤄졌다. 이런 느낌으로 한발 한발 다가가면 더 큰 열매를 맺을 것이다. 무대에서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꼈다. 혼자만이 아니라 전체가 함께 느꼈기에 뭉클함이 더 컸다.

▷백지영= 제가 제일 좋았던 것은 꼭꼭 눌러놓아서 잠재돼 있던 애국심이, 불타는 애국심이 표출됐다는 거다. 공연 끝난 뒤 왠지 모르게 둘째 아이를 낳고 싶어졌다. 대통령님이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1일 청와대 충무실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과 오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8.05.11. amin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연준= 판문점 정상회담 때는 내가 왜 어디에서 노래를 부르는지 몰랐다. 그러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를 주신 대통령님께 감사드린다.

▶문 대통령= 오연준 군이 고향의봄을 불렀을 때 가슴이 뭉클해지고 목이 메었다. 그래서 실제로 오 군의 노래가 끝난 뒤 만찬사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사전 환담]

▷조용필= 현송월은 어려서부터 음악을 했고, 못 다루는 악기가 없다고 한다. 음악적인 부분에서 크게 얘기한 것은 없었는데 제가 2005년에 평양 공연을 갔을 때 현송월이 그 공연에 관객으로 왔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레드벨벳(아이린, 슬기, 웬디, 예리) = 북한 사람들이 저희 음악을 생소해 하면서도 박수를 많이 쳐주셨다. 김정은 위원장이 공연장에 왔다는 것은 알았는데 공연이 끝난 뒤에 만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직접 만나본 김정은 위원장은) 따뜻한 모습이었다. 평양에서 열리든 판문점 남측에서 열리든 그런 무대에 다시 한번 서고 싶다. 이런 문화 교류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11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초청 오찬에 참석한 음악감독 윤상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05.11. amin2@newsis.com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