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첫 국정원 업무보고 "개혁법 연내처리해야"(종합)

[the300]"정치적 이용 않고 오염 안시킬 것"-서훈 "국내정치와 절연"

김성휘 기자 l 2018.07.20 19:41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정원에서 업무보고를 받기 전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18.07.20.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취임 후 처음 국가정보원의 업무보고를 받고 "정권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며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 후 국정원 직원들이 영상으로 모두 시청한 격려 메시지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정원에 최고 역량을 갖춘 순수 정보기관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국정원의 위상이 달라지지 않도록 우리의 목표를 제도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국정원법 개정안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여러분도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를 받은 후 "국정원이 자랑스럽고,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여러분에게 분명하게 약속한다. 결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을 정치로 오염시키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충성해야 할 대상은 결코 대통령 개인이나 정권이 아니다.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국가와 국민"이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국정원을 방문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중앙 현관에 설치된 ‘이름 없는 별’ 조형물을 제막한 것"이라며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할지언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 이것이 바로 국정원의 본령일 것"이라 말했다. 또 "그 본령을 지켜낼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지켜내는 것이 이 시대에 여러분과 내가 함께 해내야할 과제"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의 국정원이 지금 한반도의 운명과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킨 주역이 되었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국정원은 ‘적폐의 본산’으로 비판받던 기관에서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났다"며 "평화를 위한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을 가장 앞장서서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조직과 문화를 혁신하는 개혁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안다"면서도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이어 "국내 정치정보 업무와 정치관여 행위에서 일체 손을 떼고, 대북 정보와 해외정보에 역량을 집중하여 명실 상부한 국가정보기관, 최고의 역량을 갖춘 순수한 정보기관으로서 위상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목표"라 말했다.

아울러 "그 목표를 대통령의 선의에만 맡길 수는 없다"며 연내 개혁법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개혁법안에 대해 "결코 여러분의 권한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국정원은 더욱 높아진 대북 정보능력으로 위기 시에는 위기에 유능하게 대처하고, 대화시기에는 대화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국정원 방문은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의 적폐청산과 개혁성과를 격려하고, 향후에도 흔들림 없이 정보기관 본연의 업무를 수행해 나갈 것을 당부하는 차원이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정원 청사에 설치된 '이름없는 별' 석판 앞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함께 묵념을 하고 있다. 2018.07.20.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국정원은 업무보고에서 현 정부 출범 후 국내정보 부서를 폐지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위법 소지업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준법지원관 제도’를 도입하고, 직무범위를 벗어나는 부서 설치를 금지하는 등 후속조치를 지속 추진했다고 보고했다. 

이어 ‘국가안보 선제대응형’ 정보체제 구축을 목표로 2차 조직개편을 완료했으며, 해편된 부서 인력은 해외·북한·방첩·대테러 등 정보기관 본연의 분야로 재배치가 마무리됐다고 보고했다. 학연과 지연·연공서열을 배제하고, 창설 이래 처음으로 외부전문가·여성 부서장을 발탁해 조직 분위기를 일신했다고도 밝혔다. 

국정원은 향후 20년 정보환경을 지배할 메가트렌드를 △세계질서 재편 △신안보 위협 증대 △개인·특정단체로 이뤄진 비(非)국가 행위자들의 부상 △4차 산업혁명 시대 본격화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관련 T/F를 만들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운영중이라고 보고했다.

서훈 국정원장은 “지난 1년 과거의 잘못된 일과 관행을 해소하고, 국내정치와의 완전한 절연과 업무수행체제·조직혁신에 주력해 왔다”면서 “개혁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각오로 미래 정보 수요와 환경변화에 대비하는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서 원장은 “대북안보는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 한반도 미래의 정보수요를 예측, 정보수집 인프라와 대외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영상·통신·사이버 등 기술개발을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국익 정보기관’으로 거듭나 국민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백원우 민정비서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김종천 의전비서관이 함께 했다. 국정원에서는 서훈 원장과 함께 국정원 1,2,3차장, 기획조정실장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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