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민주당, 야당 시절 예산안 법정기한 지켰다?

[the300]與 "국회선진화법 개정 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준수" 주장…'대체로 사실'

김남희 인턴기자, 이건희 기자 l 2018.11.30 06:00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가 당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이동훈 기자

2019년도 예산안 심사가 파행한지 사흘 만인 지난 28일 정상화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뒤늦게 심사에 속도를 내지만 다음달 2일이라는 법정 처리기한을 맞추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서영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국회법 개정 뜻에 맞춰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법정처리기한을 준수했다"며 "(2016년 말) 촛불집회 당시에도 2017년도 예산안을 (제때)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서 부대표가 말하는 국회법 개정은 2014년 도입된 '국회선진화법'이다. 2014년 이후 민주당이 매년 예산안 법정기한을 지켰다는 발언이 사실인지 검증해봤다.

[검증대상]
더불어민주당,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뒤 해마다 예산안 법정처리시한을 준수했다.

[검증방식]
◇"국회 선진화법 통과 후 처리시한 준수"=헌법 제54조 2항은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일(1월1일)의 30일 전인 전년도 12월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여야 정쟁으로 예산안이 국회에서 법정 기한을 넘기기 일쑤였다. 예산안 통과가 지연돼 국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이 발의됐다. 법정기한 내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도록 한 것이 법의 주요 내용이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2014년, 다음해 예산안이 12월2일 당일에 처리됐다. 그러나 2015년과 2016년에는 예산안이 12월2일 자정을 넘겨 3일에 확정됐다. 서 원내수석부대표는 "2015년에는 다음해 예산안을 12월2일에 처리해 시트지 정리 등을 한 뒤, 다음날인 12월 3일에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헌법이 규정한 날짜를 넘겨 3일 새벽 예산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한을 넘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가 2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하지 않아서 헌법을 어겼다고 해석하면 위헌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며 "2일이라는 시한을 지켜야하는 건 맞지만 비판하기엔 애매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2일 자정을 넘겨 의결했다고 해서 통과된 예산의 효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시한을 둔 것은 예산을 미리 의결해서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정부 첫해인 2017년에는 공무원 증원과 법인세 인상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가 무산됐다.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으로 예산안 처리시한을 어긴 것이다.


◇국회 예산안 처리기한, 지켜진 적 거의 없어=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2014년 이후 몇 년 동안 아슬아슬하게 처리기한을 지켰지만, 국회가 예산안 처리기한을 넘기는 건 매년 반복되던 일이다.

국회는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예산안 처리기한을 넘겨 처리했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2014년 12월2일에 예산안이 의결되자 언론이 "12년 만에 예산안을 시한 내 처리했다"며 대서특필했을 정도다.

김대중정부 때는 2002년을 제외하고 4차례 시한을 넘겼으며, 노무현정부에서는 5번 모두 법정 처리시한을 어겼다. 현 자유한국당이 야당이던 시절이다.

현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었을 때도 다르지 않았다. 이명박정부 내내 4대강, 아랍에미리트 파병 등 굵직한 이슈로 예산안 처리가 파행했다. 박근혜정부의 첫 예산심사였던 2014년도 예산안은 국정원 댓글 조작을 둘러싼 갈등으로 해를 넘긴 1월1일에 통과했다.

[검증결과] 대체로 사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된 2014년에 예산안 처리시한 내에 예산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2015년과 2016년에는 2일 자정을 넘겨 3일 새벽에 처리했으므로 '대체로 사실'이라 볼 수 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