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 채용하듯"…'한국선급 청문회' 방불케 한 해수부 인사청문회

[the300]이정기 한국선급 회장 등 증인으로 나와…야당 의원 "수사의뢰할 것"

세종=정현수 기자, 이재원 기자 l 2019.03.26 21:25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26일 열린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선급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한국선급은 문 후보자의 아들이 채용된 곳이다. 채용 과정 전반에서 허술함이 드러나 '한국선급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에는 한국선급의 이정기 회장, 이형철 사업본부장, 권혁상 난징지부장(전 인사팀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증인 신문만 2시간 이상 이어질 정도로 공방이 이어졌다.

문제가 된 부분은 문 후보자의 아들이 한국선급에 채용된 2015년의 채용 규정이다.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종합하면 문 후보자의 아들은 유효기간이 지난 토익점수를 제출했다. 하지만 한국선급은 유효기간이 지난 응시자에게 1점을 줬다.

자기소개서는 짧은 분량만 제출했지만 문 후보자의 아들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여기에 평가위원은 1명만 참여했다. 전반적으로 문 후보자의 아들은 낮은 필기점수를 받았음에도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여당 의원들의 반박과 한국선급의 설명에 따르면 문 후보자의 아들은 수준급의 어학능력 등으로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선급도 "행정적인 실수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정기 한국선급 회장은 "문제가 되고 나서 다시 한번 짚어봤다"며 "가점이나 토익 점수 등을 규정대로 했더라도 문 후보자의 아들은 합격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문 후보자의 아들을 채용하기 위해 그랬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전공면접을 통해 변별력을 준 것은 현장 투입이 가능한가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고, 적합한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수사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직원 채용하는 것을 구멍가게 점원 채용하듯 한다"고 표현했다.

한국선급은 선박 검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직원수가 900여명에 이른다. 문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특혜 채용 의혹에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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