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북유럽산 살라미'…핵담판 재개 기대 증폭

[the300][북유럽 결산]③하루에 하나꼴 '북핵 메시지' 이슈 주도

스톡홀름(스웨덴)=최경민 기자 l 2019.06.16 14:25
【스톡홀름(스웨덴)=뉴시스】전신 기자 = 스웨덴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스톡홀름 스웨덴 의회 구 하원 의사당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 주제로 연설한 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14.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의 6박8일 간 북유럽 순방은 남북미 핵협상 재개의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과정이었다. 하루에 하나 꼴로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으로 이슈를 주도했다. 날이 바뀔 때마다 메시지가 더 구체화되며 상황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조만간 남북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순방 직전 청와대 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6월말 방한 전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할 수 있다(cautiously optimistic)"고 한 것에 무게를 실어주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북미 간의 대화(물밑협상)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제3국의 주선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튿날 문 대통령이 헬싱키에서 노르웨이 오슬로로 이동하는 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따뜻한 내용의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헬싱키에서 했던 발언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문 대통령은 오슬로에서 더 과감한 메시지를 전했다. ‘오슬로 포럼’ 초청 연설 직후 가진 질의응답을 통해 "6월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며 "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고 한 것. 북측에 이같은 제안을 이미 했고, 김 위원장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친서에 대해서도 "전달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전달받은 것을 미국 측으로 부터 통보를 받았고, 대체적인 내용도 알고 있다"고 했다. 남북미 간 접촉이 겉으로 드러난 것 보다 더 활발하게 물밑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13일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는 아예 친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밝혔다. 북미-남북 정상회담의 추진, 북측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 등과 관련한 긍정적인 메시지가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평화 프로세스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자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에 있어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고, 6월 중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서는  "남북 간 짧은 기간 동안 연락과 협의로 정상회담이 이뤄진 경험도 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진 않다"고 말했다.

【오슬로(노르웨이)=뉴시스】전신 기자 =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슬로 대학교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2019.06.12. photo1006@newsis.com

14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는 아예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가 아닌 대화다.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북한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로드맵과 같은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갖고 협상장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더 과감한 메시지를 국제사회를 통해 전한 것이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비핵화를) 진정으로 노력하면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라고 한 대목은 최종 결정을 망설이고 있는 김 위원장의 손을 잡아 이끌기 위한 취지로 읽혔다.

15일 스테판 뢰벤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는 문 대통령 자신도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는지 여부, 김 위원장이 협상장에 갖고 나와야 하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 등에 대한 즉답을 피하면서도, 실무협상을 통해 제2의 '하노이 노딜'을 예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상 재개가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며 "실무협상을 토대로 양 정상 간의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지난번 하노이 2차 정상회담처럼 합의를 합의 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스텝에 단계별로 접근하는 '살라미 전술'이란 평가도 나왔다. 이탈리아 소시지의 일종인 '살라미'를 얇게 조금씩 잘라 먹는 것같다고 해서 생긴 외교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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