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비핵화 시계…시진핑 방북前 한미 북핵수석 회동

[the300]이도훈 방미, 한미 북핵수석협의…비건 방한, 북미 실무협상 가능성

최태범 기자 l 2019.06.18 09:37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양자회의실에서 열린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워킹그룹 회의가 열리는 것은 지난 3월14일 워싱턴 회의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2019.05.10. photo@newsis.com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직전 워싱턴에서 회동을 갖는다. 시 주석의 방북으로 한동안 멈춰있던 비핵화 시계가 움직일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북미 접촉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8~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미측 주요 인사들도 만날 계획이다.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는 한국시간으로 19일 진행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19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주최하는 행사에도 기조연설자로 나란히 선다.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한 자리에서 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북미협상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대북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 본부장은 이번 방미 계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시진핑 주석의 20~21일 방북 등 굵직한 이벤트들에 대한 평가를 미측과 공유하고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대표는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24일쯤 한국을 먼저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판문점에서 북측과 실무협상을 하거나, 더 나아가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친서 발송 이후 북미 실무협상이 이어질 경우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질 전망이다. 북미는 올해 초에도 김 위원장의 친서 이후 비건 대표의 방북협의 등을 거쳐 2차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지은 바 있다.

다만 현재로선 북한이 실무협상에 호응하길 기대하긴 일러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미국의 ‘셈법 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의 양보를 전제로 한 일괄타결(빅딜)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변수는 시 주석의 방북이다. 한미정상회담과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견제하는 성격의 방북이란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중국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는 시 주석의 방북과 북중정상회담이 비핵화 논의에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시 주석의 방북 소식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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