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UN 기구 '회장' 된 韓 국회의장 비서실장

[the300]25일 퇴임 앞둔 박수현 실장, '세계 최초' UN 해비타트 韓 유치

강주헌 기자 l 2019.06.24 06:30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 /사진=더리더

"UN 해비타트(HABITAT·유엔인간정주위원회) 국가위원회 대한민국 유치"


전 세계에서 도시의 청년들과 함께 꿈을 만들어가는 'UN 해비타트'의 한국위원회 설립은 국가 단위로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일이다. 오는 25일 퇴임하는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이 위원회의 회장이다. 박 실장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UN 해비타트는 노하우를, 우리는 예산을 지원해 주거환경 분야의 청년 전문가과 함께 도시·청년·일자리를 한번에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지난해 7월부터 문희상 국회의장의 비서실장으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서 특히 청년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지 못하는데 아쉬움이 컸다. 그는 "1만3000건이 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대한민국 미래세대를 위한 희망을 위한 법안들인데 다 잠자고 있다"고 했다.


박 실장은 UN 해비타트를 접하면서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미래'를 볼 수 있었다. 해비타트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고 인류에 적절한 쉼터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1978년 설립된 UN 산하기구다. 크게 주거·교육·문화·도시·청년·일자리 등 6개 주제를 다룬다. 


박 실장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청와대 대변인 시절부터 해비타트를 알았다. 그는 "문재인정부 국정과제와 일맥상통하는 해비타트의 도시·청년·일자리 과제가 눈에 보였다"며 "오랜 역사와 노하우, 많은 인력을 갖고 있어 여기와 연계한다면 정부 국정과제 성공에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위원회 설립에는 박 실장의 공이 컸다. 박 실장은 해비타트 본부에 "UN은 '고귀한 이념'을 실천하고 문재인정부는 국정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이라고 설득했다. 바로 설치가 되진 않았지만 2년에 걸쳐 해비타트와 우리 정부 간에 신뢰를 쌓는 시간이 필요했다. 

 

박 실장이 가교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는 국회의원회관에, 올해는 국회도서관에 전세계 30개국 청년들을 초청했다. 박 실장과 한국 정부의 진정성을 신뢰한 해비타트도 자신들의 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모델 케이스를 한국에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드디어 한국위원회가 올해 4월 출범했다. 박 실장은 창립총회에서 한국위원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박 실장과 해비타트 한국위원회의 청년·주거 정책 해외 교류는 매우 활발하다. 지난달 말 박 실장은 해비타트 본부가 있는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국토연구원 등 국토부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해 도시재생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지원했다. 오는 8월12일에는 '세계 청년의 날'을 맞아 한국 청년 약 50명을 선발해 해비타트 본부에서 케이스 발표도 한다.


박 비서실장은 "공간을 만들어 놓고 이용하는 '플랫폼(platform)'은 이제 식상하고, 필요한 만큼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튜브(tube)'라는 개념이 있다"고 소개하며 "한국위원회가 '한국청년희망의 튜브(YOUTH TUBE)'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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