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보노에게 "U2의 한반도 평화 노래 듣고싶다"

[the300]보노 "아일랜드도 분단 경험…평화 노래해왔다"

최경민 기자 l 2019.12.09 14:08
[서울=뉴시스]김정숙 여사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록밴드 U2의 ‘죠슈아 트리 투어 2019' 서울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19.12.09. photo@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8일 아일랜드 록밴드 U2의 보컬 보노와 베이시스트 아담 클레이튼을 만나 "평화를 향해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꼭 이루리라 희망한다"고 말했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전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U2의 콘서트 참석에 앞서 가진 환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를 갈망하는 U2의 노래를 듣게 되었으면 하는 깊은 소망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여사는 남북 분단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했으면 남북 분단으로 휴전 중인 상황을 잘 이해했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70년간 적대관계가 있었지만 지난 2년 간 많은 진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노는 아일랜드 사람과 한국 사람들이 매우 비슷하다고 들었다면서 "아일랜드도 분단을 경험한 바 있고, 평화를 노래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보노는 "대중에게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며 "기존의 방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어 왔다. 어떤 사운드를 낼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정신으로 (노래를) 만드느냐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여사는 한국 사람들이 U2를 좋아한다고 전하며 "평화, 국제보건, 빈곤,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전해줬다. 보이스가 없는 이들을 위해 보이스가 돼주고 싶다는 U2의 지향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K-POP, 젊은 세대의 고민, 국제보건 등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한편 U2는 보노와 아담 클레이튼을 비롯해 디 엣지(기타), 래리 뮬렌 주니어(드럼)로 구성된 아일랜드 출신의 4인조 록밴드다. '조슈아 트리'(the joshua tree), '악퉁 베이비'(achtung baby), '하우 투 디스맨틀 언 어타믹 밤'(how to dismantle an atomic bomb) 등 명반들을 내 온 세계 최고의 록그룹으로 손꼽힌다.

보노는 세계적인 사회 운동가이다. 빈곤 퇴치 캠페인 조직 '원(One)'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노래 가사에도 세계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정치적인 내용을 많이 쓴다. 노벨평화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는 인물이다. 보노는 2017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아프리카 빈곤 문제에 대해 논했던 바 있다. 

전날 공연에서는 U2가 '울트라바이올렛'(ultraviolet)이라는 노래를 부를 때 무대 전광판을 통해 '우리 모두가 평등해질 때까지는 우리 중 누구도 평등 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내며 여성 인권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세상을 바꾼 여자들의 얼굴이 전광판에 소개됐는데 김 여사 역시 여기에 포함됐다. 

한국인으로는 김 여사 외에도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 일제강점기여성해방을 주창한 나혜석 화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BBC 선정 '세계여성 100인'에 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리고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그룹 에프엑스(fx) 출신 설리의 모습이 전광판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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