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기초연금안 합의 어렵네"…내부 이견 '봇물'

진도 침몰 사건으로 의원총회 중단…지도부·복지위원 입장차 워낙 커 합의 도출 실패

이미영 l 2014.04.16 17:23

안철수 공동대표가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리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새정치민주연합은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기초연금 추인을 위해 의견을 모았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발과 진도 여객선 침몰사건 등의 영향으로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지 못한채 회의를 마쳤다.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은 여야 잠정 합의안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전략적으로 판단해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과 합의해줘서는 안된다는 의견으로 맞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복지위원회 간사인 이목희 의원과 전병헌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여야 잠정 합의안을 의원들에게 발표하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 분위기는 순조롭지 않았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대체로 합의안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이목희 의원은 의총에 들어가기 앞서 "그 사람들(새누리당)은 바뀔리가 없어요"라며 "대체적으로 정부안대로 갔는데, 거기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20만원 더 주겠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를 설명하는 이 의원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복지위 소속 김용익 의원도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논의해봐야 안다"고 짤막하게 언급한채 의총에 들어갔다.

당 대표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언주 의원은 의총 중간에 잠깐 기자들과 만나 "기초연금 합의안에 대해서 더 얘기해 봐야 한다"며 "정부안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해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기본적으로 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 연계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우리가 집권한 게 아니고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끝까지 우리안을 고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당대표의 전략적인 결정을 따르겠다"고 답했다.

안철수 공동대표 비서실장인 문병호 의원은 "오늘 결론내려고 했는데 잘 안되네"라며 "복지위에서 반대가 좀 있다"고 말했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도 "합의안을 수용하자는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총은 1시간이 넘도록 지속됐다. 본회의를 위해 오후 3시가 넘은 시각에 의총 회의장을 나선 전정희 의원은 "지금까지 뚜렷하게 나온 안이 없고 더 얘기를 해봐야 겠지만 타결하지 말자는 의견이 조금 더 많다"고 말했다.

의총은 오후 3시 30분 경 진도 인근에서 좌초된 여객선 침몰사고로 실종자가 293명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단됐다.

의총장을 나서는 의원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한정애 대변인은 "잠정 합의안을 보면 한번에 결정하기 어려워 우리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늘 총회는 사실상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서둘러 진도행을 결정한 안철수 대표는 "기초연금안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계속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목희 의원은 의총이 끝난후 "복지위 소속 다수 의견은 현재 수용하기 어렵다는 쪽에 가깝다"고 밝혔지만, 정부안 수용을 위해 다른 법안과 연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이 의원은 "방송법 패키지와는 연관시키지 않았다"며 "민생의 문제는 방송법과 다른 것"이라고 경계를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여야 잠정 합의안은 기존 연금가입기간과 연계하는 기본 골격은 유지하되, 20만원을 못받는 노인 11만 7000명에 한해 연금 수령액이 30만원이 안되는 경우 2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합의안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이 기존 정부안보다 평균 5만원 정도 기초연금을 더 받을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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