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현실화 어렵다면 "생활임금제가 해답될수도"

[the300-생활임금논란-④]'생활임금' 도입 지자체를 가다…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박상빈 기자 l 2014.06.26 08:06

23일 오후 김영배 성북구청장 인터뷰. /홍봉진기자 honggga@

"열심히 일해도 제대로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최저임금'을 단기간에 끌어 올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생활임금제'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현역 기초자치단체장으로 '생활임금' 이슈를 앞장서 이끌어온 구청장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생활임금제를 소속 정당의 지방선거 1호 전국 공통 공약으로 발전시킨 김영배 성북구청장이다. 그는 생활임금 도입을 통해 '사용자'로서 공공기관이 건전한 자본주의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진정한 자본주의는 열심히 일한다면 생활할 수 있는 임금이 보장되는 것"이라며 "그러나 최저임금은 근로자들의 정상적 생활이 가능토록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최저임금은 시급 5210원이다. 직장인 평균 점심값 6219원에 1000원 모자란 최저임금은 오는 29일 2015년 최저임금 결정시한을 앞두고 또 한번 관심의 대상이다. 그러나 동결 또는 소폭 인상을 주장하는 재계 등 사용자측과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계 대립은 수년째 반복되는 풍경이다.

김 구청장은 "노사 합의가 되지 않아 정부측이 중재해 결정됐던 최저임금은 사실상 정책임금이자 동시에 사용자측의 주장이 대부분 반영된 결과물"이라며 "이같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두고 '올리자'고 쉽게 말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거나 외면하는 것일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을 단기간에 올리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에 생활임금제 도입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의 구매력 향상을 통한 경기활성화와 합당한 보상을 받는 경제민주화 등이 긍정적 결과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성북구청은 지난해 근로자 평균임금 50%'에 서울시 생활물가의 절반수준인 8%를 반영해 시급 6850원으로 생활임금을 최초 도입했다.

성북구청 소속 청소반장인 박용범씨(60)는 "'밥 먹고 살기 빠듯했던' 최저임금 때보다 생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며 "수치상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일의 능률이 올랐고, 긍지도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임금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겐 큰 의미"라며 "김 구청장의 재선을 계기로 다른 곳으로도 생활임금이 확산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까지 생활임금을 둘러싼 논란은 적지 않다. 지역과 시기, 업종 등에 따라 각각 다를 생활임금 형태를 두고 사회적 논의가 아직 발걸음도 제대로 떼지 못했고, 예산과 재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포퓰리즘 논란도 제기된다.

 

김 구청장은 "생활임금은 오로지 서민들을 위한 '경제'와 '생활' 문제"라며 "가슴을 열고 토론해 큰 논의로 발전돼야 할 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청의 행사성 경비와 소모적 경비를 전면 재검토해 생활임금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며 "생활임금이 공공 부문 전반으로 확대돼 궁극적으로 민간의 '최저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임금 현실화'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성북구청은 근로자 110명의 생활임금 관련 예산으로 지난해 1억5000만원과 올해 1억2500만원을 추가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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