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vs 주호영, 예결위원장 놓고 '진실 공방'

[the300] "관례상 내가" vs "이미 보장받은 자리"…주호영·김재경 신경전 점입가경

박경담 기자 l 2015.05.15 12:00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뉴스1


는 29일 임기를 마치는 홍문표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의 후임 자리를 놓고 새누리당의 김재경 의원(54·경남 진주을)과 주호영 의원(55·대구 수성을)이 벌이는 감투 싸움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여당 몫인 예결위원장은 국가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수장으로서 지역구 예산을 확보하는 데 가장 유리한 자리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대 총선을 1년 앞두고 지역 예산에 대한 성과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자리 다툼이 한층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주 의원은 지난해 2월 임명된 청와대 정무특보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예결위원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쟁점1: "관례상 내가" vs "약속받은 자리"

통상 추대 형식을 거치는 상임위원장 선출에 경선을 불사하겠다는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해 5월 19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시작된다.

김 의원은 당시 정무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정우택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뒤 윤리위원장직을 맡았다. 2년 임기의 다른 상임위원장과 달리 윤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은 1년 임기여서 2명이 서로 번갈아 맡는 게 당 내 관행이었다.

김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이 관행을 언급하며 "이군현-장윤석, 정갑윤-이주영, 이한구-심재철 의원 등 모두 윤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번갈아 했다"며 "(주 의원이) 요직인 정책위의장과 예결위원장을 연달아 맡는 것은 과욕"이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자신이 정책위의장을 맡으면서 당시 이완구 원내대표로부터 차기 예결위원장 직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한다. 주호영 의원실은 이날 당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김재경 의원의 자기중심적 행보에 세월호협상, 공무원연금개혁 등으로 고생한 주호영 의원이 피해를 봤다"며 "김재경에게 주호영이 도전하는 게 아니라 주호영에게 김재경이 도전하는 것이 팩트다"라고 했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뉴스1


쟁점2: 경선 전 '金에 예결위원장직 제안'…있었다 vs 없었다 

지난해 정무위원회 경선 전 당 지도부가 김 의원에게 예결위원장직을 먼저 제안했다는 것을 두고도 양측은 의견이 엇갈렸다.

주 의원 측은 "지난해 5월, 당 지도부가 김 의원에게 예결위원장직을 제안했으나 정무위원장을 선호해 굳이 경선에 나갔고 큰 차이로 패배했다"며 "김 의원이 아무 상임위원장도 맡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호영 의원이 당 지도부에 건의해 윤리위원장이라도 맡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완구 전 원내대표가 김재경·주호영 순서로 예결위원장을 중재한 것을 제가 거절했다고 하는데, 제안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며 "주 의원의 주장대로 내가 윤리위만 2년 하면 날 위해 뭘 도와줬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쟁점3: 경선 후 '金에 예결위 보장 여부' 두고도 공방

주 의원은 지난해 김 의원에게 다음 예결위원장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 측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의원총회 당시 김 의원에게 윤리위원장을 주면서 다음 예결위원장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명시했다"며 "주호영 의원이 무보직 3선 의원인 김 의원을 구해준 것인데 적반하장 논리를 펴고 있다"고 했다.

반면 김 의원은 "지난해 윤리위원장 등록 당시 김재원 의원이 다음 '예결위원장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의 주호영 의원의 말을 전했는데 윤리위를 2년 맡게 하려면 사전에 양해를 구하든지 공론화 과정이 있었어야 한다"며 "이완구 전 대표도 '두 사람이 율사 출신이 잘 타협하면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과 주 의원 양측의 신경전이 점입가격으로 치닫는 가운데 여당 지도부는 두 사람 사이에서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선을 치른다는 방침이다.

한편 여당 내 상임위원장 경선은 지난 2월 외교통일위원장을 두고 정두언·나경원 의원이, 지난해에는 정우택·김재경 의원과 홍문종·진영 의원이 각각 정무위원장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을 놓고 치러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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