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선관위에 정종섭·최경환 고발…'선거법 위반'

[the300]이춘석 "해임건의안·탄핵 등 법적절차 밟을 것", 與 "적절치 않은 표현"

구경민 최경민 기자 l 2015.08.27 11:00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이라는 건배사로 논란을 일으킨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이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2015.8.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정치민주연합이 27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했다. 

정청래·진선미·박남춘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오전 이들에 대한 고발장을 선관위에 제출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25일 새누리당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정 장관이 '총선 승리'라고 외친 건배사가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자리에서 최 부총리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3%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 총선 일정에 도움이 되도록 발언한 점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행정자치부 장관은 주요선거를 진행할 때마다 인구 통계 등 선거에 필요한 기본 정보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공하고 공직자의 선거개입행위를 신고하는 '공직비리익명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선거사범 수사를 진행하는 경찰청을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고발장에 "정종섭 장관이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건배를 제안하며 자신이 총선을 외치면 참석자들은 필승을 외쳐달라고 한 것은 당연히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기원한 것으로 공직선거법 제9조의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거의 주무부서장관이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연찬회에 가서 총선 승리를 기원하는 건배사를 한 것은 내심의 의사가 어떻든 표시된 행위는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 위배로 인정되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반인이 이와 같은 건배사를 했다면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나 행정자치부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새누리당의 총선승리를 기원했다면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 제85조 제1항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최경환 부총리에 대해선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당의 총선일정에 맞춰 경제정책을 운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경제정책을 집권당의 경제기조에 따라 운용하는 것은 정당정치제하에서의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라 하겠으나 최 장관의 발언은 그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명백히 현행 공직선거법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장관의 발언은 국가정책을 새누리당의 총선에 도움되게 하기 위해 운용하겠다는 것으로 지극히 위험한 발상일뿐만 아니라 이는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도록 경제정책을 실시하겠다는 발언"이라며 "명백히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 제85조 제1항 위반된다 "고 명시했다. 

새정치연합은 "정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와 최 부총리의 '내년 3% 중반 성장시켜 당 총선일정에 도움줄 것'이라는 발언은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 제85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이 명백하다"며 "선관위가 철저히 조사해 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야당은 정 장관을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는 한편 정 장관을 해임하라고 청와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두 장관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합당성 여부와 거취를 밝혀야 한다"면서 "해임건의안과 탄핵 등 법적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잔칫집에서 덕담했다며 정 장관의 편에 섰던 새누리당도 여론이 악화되자 "적절치 않은 표현"이었다고 인정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건배사 논란에 대해 "선거 주무장관으로서 여러 가지로 적절치 않은 표현으로 본다"며 "다만 "장관께 직접 확인해본 결과 아무 생각 없이 덕담수준에서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의원 연찬회 자리에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건배사가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퓨처라이프 포럼이 끝난 뒤 정 장관의 발언을 어떻게 봤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못된 것이다. 본인도 잘못됐다고 했다"며 "굳이 변명하자면 새누리당이라는 말은 안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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