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율 도출하자더니…' 공전만 거듭한 공적연금 기구

[the300]소득대체율 인상 여부 논의에 그쳐 김성주 "죄다 피하려고만 해"

김영선 기자 l 2015.10.02 17:37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적연금강화와 노후빈곤해소를 위한 사회적기구 제2차 전체회의에서 김성주 공동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공적연금사회적기구는 이 자리에서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고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로 인상' 문제를 비롯한 노후소득보장 강화 방안 마련에 착수한다. 2015.9.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 공청회의 주제는 소득대체율이었다. 크레딧 제도나 두루누리 사업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방안은 우리가 이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음에 얘기할 내용이었다. 국민연금의 가입기간이 길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상황 등을 감안했을 때 소득대체율 이 부분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논의하려 했으나 족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안건으로 공적연금강화 사회적기구가 2일 연 공청회가 끝날때 쯤 사회적기구 소속인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논의 결과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당초 공청회의 목적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일시 이에 따르는 적정 보험료율이 얼마나 될지 총의를 모아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인상 자체에 의견차가 워낙 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께까지 이어진 공청회에선 보험료율 산출은 고사하고 소득대체율 인상 필요성에 대한 갑론을박만 벌어졌다. 진술인으로 나선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국민연금 기금에 대한) 재정목표가 없는 상황에서 소득대체율만 얘기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고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소득대체율 조정을 통해 빈곤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 재원에 비해 효과가 낮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주은선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우리나라에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고 보험료율을 16.7%까지 올릴 것을 제안했었다"면서 "가입기간을 늘리거나 (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진단, 명목소득대체율 인상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재정 문제를 놓고도 참석자들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 정부측 대표로 나온 김현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연금 기금이 소진되는 2060년 시점엔 연금 가입자가 1357만명인 데 반해 수급자는 1700만명이어서 부담이 높아진다"고 설명했지만 정용건 국민연금바로세우기국민행동 집행위원장은 "기금 고갈과 관련해 (정부가) 공포마케팅을 계속 하니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학자들이 산술적으로 계산한 관점 수준의 얘기를 보편화시키지 말라"고 했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정확한 자료가 와야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데 부처들에 요구한 자료가 하나도 오지 않았다"며 재정이나 수익비 산출 등에 관한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명목소득대체율을 손대기보다 실질소득대체율을 올리기 위해 퇴직연금을 활성화하거나 기초연금 지급을 늘리는 안에 대해서도 이견이 속출했다. 주 교수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초연금 급여 수준이 떨어지고,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중복해서 받는다 해도 소득대체율이 30% 안쪽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초연금에 기대서 공적연금의 낮은 보장수준을 메우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문유진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공적연금 강화(에 따른 비용)보다 사적연금 가입의 부담이 더 크다"고 했다.

 

공적연금강화특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려 노후소득보장 수준을 높여보자 했더니 보험료율 인상을 초래해 현행대로 가자 하고, 대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두루누리 사업이나 크레딧 사업을 늘리자고 하더니 이에 대한 예산은 정부가 깎고 있으며, 기초연금을 강화하자 해놓고 (재정 확보를 위한) 수단은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전부 다 모면하고 피하는 식으로 가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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