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공제회 '찜찜한 투자'…'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서 412억 벌어

[the300][2015 국감]MB-서울메트로 사장-유진 사장, 공통점은 '현대'

지영호 기자 l 2015.10.06 14:43

공공기관인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서울 지하철 알짜 역사 스크린도어 광고를 독식하고 있는 유진메트로컴(이하 유진)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진은 강남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로 부실한 안전관리와 이해하기 어려운 계약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변재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유진에 491억원을 투자해 10년만에 619억원을 회수했다. 배당과 이자수익으로 412억원을 벌어들였고, 원금으로 207억원을 돌려받았다. 실적도 없는 신규업체에 자기자본 35억원보다 10배 이상 많은 돈을 대출해주고 막대한 수익을 챙긴 것이다.

교직원공제회가 막대한 수익을 올린 배경에는 최고 15%에 이르는 후순위 대출이 포함돼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강남역 등 12개 알짜 지하철 역사 스크린도어 광고 독점권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차사업에 60억원을 15%의 이자율로 후순위 대출을 해줬고, 서울역 등 12개 지하철 역사 광고 운영권을 쥔 2차사업에도 176억원을 9.5%의 이자율로 선순위 대출을 해줬다.

교직원공제회는 1차사업에서 자본금 4억원, 대출금 236억원 등 240억원을 투자했고, 2차사업에서 251억원의 대출금을 투자하는 등 모두 491억원을 투입했다.

6일 유진메트로컴은 2005년 사당역 스크린도어 설치 등을 소개하면서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사진=유진메트로컴 홈페이지

올해 4월 작성된 유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700만주 중 74%인 518만주를 대표이사인 정흥식씨가 보유하고 있다. 정씨는 1990년대 현대증권 주식운용부를 거쳐 압구정지점장을 지냈다. 정씨는 2003년 유진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유진과 서울메트로가 2003년 계약을 맺을 당시 서울메트로 사장은 범현대그룹인 한라기업 부회장을 지낸 강경호씨였다. 강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취임 직후 초대 서울메트로 사장에 앉은 인물이다. 그는 현재 실소유주 논란이 있는 '다스'의 사장이다.

정씨 외에 이 회사의 부사장으로 있는 신광재씨가 42만주를 보유해 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로는 교직원공제회 10.5%, 교보생명보험이 9.5%를 각각 보유 중이다.

유진은 22년간 알짜 역사의 스크린도어 광고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것과 더불어 3·4호선 60개역 구내 공간활용 프로모션 광고대행을 6년간 갖고 있는 등 서울지하철 관련 3개 사업에 대행업체로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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