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면돌파' 총선 앞으로 …安 인사 후속 탈당(종합)

[the300]17일 최재성 불출마 재확인 …문병호 황주홍 유성엽 탈당

김승미, 황보람, 구경민 기자 l 2015.12.16 16:5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문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혁신위가 마련한 안심번호국민공천제 통해 공천권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 비례대표 공천 비롯해 모든 공천에서 아래로부터 상향식 공천혁명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2015.12.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카드는 '정면돌파'였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 후 경남 양산에서 짧은 휴식을 갖은 문 대표는 16일 "사즉생의 각오로 이 난국을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중단없는 혁신을 예고하며 총선까지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당 혁신과 기강 잡기를 통해 문 대표 지휘하에 총선 준비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문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권과 맞서 싸워야 할 엄중한 상황에서 제1야당이 할 일을 못해 대표로서 부끄럽다"며 "더 독한 각오로 시련을 이겨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문 대표는 자신을 흔드는 비주류를 향해 "혁신을 공천권 다툼과 당내 권력투쟁으로 하려는 시도들도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어떤 기득권적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문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을 포함해서 모든 공천에서 아래로부터 상향식 공천 혁명을 이루겠다"며 "당 대표의 공천 기득권이나 계파 패권적 공천은 발붙일 곳이 없을 것"이라며 혁신위가 제안한 공천룰을 지켜나갈 것을 강조했다.

최고위원들도 역시 당 위기 상황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내보이며 '집안단속'에 힘썼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안 의원의 탈당을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정몽준 지지 철회에 비유하며 "당시 정 후보가 노 후보를 버렸지만 국민은 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이는 우리가 되새겨야할 역사적 교훈"이라며 "노무현을 지켜냈던 정신으로 흔들리는 당을 수습하고 당의 단합을 위해 모든 것을 치겠다"며 힘을 실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더이상 탈당을 부추기는 자해적인 언행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계속된다면 여전히 정신 못 차린다는 국민적 비판과 비난을 면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또다시 탈당을 부추기는 사태로 사실상 X맨 역할과도 다를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추미애 최고위원은 출석을 거부하는 이종걸 원내대표를 향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느냐"며 "국민 앞에 협상 과정이 어떠한지 민주주의가 어떻게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지 고해야하는 자리에 원내대표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주류 일각에서 당무를 거부하는 이 원내대표를 향해 윤리심판원에 제소해야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조기 총선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총선기획단, 총선정책공약준비단, 통합적인 선거대책위원회 등 필요한 조치들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르면 18일 '전략공천위원회'와 '시·도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위원장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핵심 측근은 "인선은 내부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지금은 흔들림 없이 당을 정비하고 앞으로 나아갈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17일 문 대표의 측근인 최재성 총무본부장 불출마 카드를 재확인하기로 했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간 단일화를 촉구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최 본부장이 자신의 불출마를 재확인하면서 비주류들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당내 주요 계파 수장들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숙고에 들어갔다. 호남 좌장인 박지원 의원은 전날 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저의 거취에 대해서 묻습니다만 고민이 깊어가는 밤"이라며 심경을 드러냈다. 문 대표가 당헌 당규에 '안철수 혁신안'을 도입하면 저축은행 금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인 박 의원에게 직격탄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비주류 좌장인 김한길 전 대표도 "여전히 총선 승리를 위해서 '야권 통합'이 '답'"이라며 당내 잔류에 무게를 실었다. 중도 성향인 김부겸 전 의원은 탈당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고 잔류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어떤 야당도 분열해서 국민에게 좋은 성과를 거둔 예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이 탈당했다고 해서 당이 반대로 문재인 대표로만 뒤덮이거나 문 대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금처럼 안 의원을 비방하고 비난해서 안된다"고 했다.

안 의원의 탈당 여파는 잦아드는 모양새다. 새정치연합 김근·오홍근·이용경·정연호·표철수 전 최고위원은 이날 "이 나라와 이 나라 정치판, 이 나라 야당에 만연된 마피아 시스템을 청산하고 새 정치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을 돕고자한다"며 안 의원에 이어 첫 후속 탈당 했다. 하지만 이들은 구심점이 약해 탈당 충격파가 크지 않다는게 당내 분석이다. 이르면 17일 문병호 황주홍 유성엽 의원이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이 탈당 시점을 몇차례 연기하면서 파괴력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안 의원은 "저한테는 가장 어려운 선택을 했다"며 "저는 국민들만 믿고 국민들만 보고, 그리고 정치가 국민들을 두려워할 수 있게 하는 일을 꿋꿋이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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