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4·13] 인천 연수, 분구 초읽기…친박vs친유 '민민경쟁'

[the300] '송도' 신도심, 민경욱vs민현주…원도심, 황우여 6선도전

이현수 기자 l 2016.01.08 06:00

선거구획정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인천이다. 인구 밀집지역인 이 지역 후보자들의 운명은 의석수 증가폭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 선거구는 현재 12개로 나눠져있다. △중구·동구·옹진군 △남 갑을 △연수 △남동 갑을 △부평 갑을 △계양 갑을 △서구·강화군 갑을이다. 여야 의석수는 6대 6으로 팽팽하다.

헌법재판소가 1개 선거구 상한 인구기준을 27만8000명 이내로 정하면서, 30만명을 초과한 인천 '서구·강화군 갑을'과 '연수구'는 획정 대상이 됐다. 인구 수 31만명인 연수구는 두 개의 선거구로 분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연수구 송도 '민민경쟁'…친박VS친유
연수구 분구는 송도경제자유구역을 포함한 신도심과 그 외 지역인 원도심(구도심)으로 나뉠 전망이다. 현재 지역 국회의원은 5선의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다. 황 부총리는 원도심에 출마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구 신도심은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지역으로, 송도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보수성향의 중산층이 자리를 잡고 있다. 여당성향이 강한 이곳에는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인 민현주 현 비례대표 의원(46)이 일찌감치 도전장을 냈다. 이에 맞서 친박(친박근혜)계에선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52)이 나서 혈투가 예고된다.

민현주 의원은 이화여대 사회학을 전공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사회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여성 일자리'를 전공한 중립성향의 사회학자다. 19대 국회에선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여성인데다 비례대표라는 이유로 정치신인이 인정되면 최대 20%의 공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그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시절 원내대변인을 하면서 유승민 계보로 분류됐다. '유승민의 입'으로 통한다.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선 "지역구 활동을 하면서 모르는 부분, 배워가면서 해야 되는 부분들이 많다"며 "그런 부분이 생길 때마다 (유승민 의원에게)주로 상의 드리고, 조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52)은 방송기자 출신으로 KBS 뉴스9 진행을 맡아 인지도가 높다. 지난해 10월까지는 청와대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매끄러운 브리핑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현 정부 최장수 대변인(1년8개월)이 됐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통한다. 인천 출신으로 동인천중학교, 송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민 전 대변인이 연수에 출사표를 낸 것은 친박계의 '유승민 견제성격'이 강하다. '진박(진실한 친박)'으로 분류되는 그는 청와대 대변인을 마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 정부의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한 헌신과 진지함 똑똑히 목도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최근 유승민 의원의 연설문을 '취사선택'해 총선 출마선언문을 작성한 것은 아이러니다. 민 전 대변인은 표절논란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저의 정치적 소신에 부합되는 부분이 있어 취사선택해 작성했다"고 말했다.

연수구 신도심에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도 출마를 벼르고 있다. 공인회계사인 박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감독원 출신 공인회계사로서 한국경제를 바로잡는 데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여당성향 지역을 의식한듯 "연수구를 새누리당에 믿고 맡겼던 지난 20년간 서민의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지역현안]
송도경제자유구역의 최대 현안은 '송도-잠실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조기착공'이다. GTX가 연결되면 송도에서 서울 강남까지 30분대 도달이 가능해진다. 인천시가 정부에 조기착공을 건의했으나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이며, 지역에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힘있는 정치인'이 나와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송도유원지 상황도 난제다. 이곳에는 중고차 수출업자들이 설치한 불법 컨테이너 300개 동과 중고차 24만여대가 적치돼있다. 인천시가 2011년 송도유원지를 관광단지로 지정하고 숙박시설·운동오락시설·휴양문화시설 등을 건립하도록 했으나, 민간사업자가 2013년 중고차 수출업체에게 부지임대를 시작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 


◇연수구 원도심, 황우여 6선고지 달성?
연수 원도심은 옥련동·연수동 등 송도를 제외한 연수구 나머지 선거구를 아우른다. 이곳에선 현 지역 국회의원인 황우여 부총리가 6선 고지를 향해 달린다. 황 부총리는 인천 출생으로 인천송림초, 인천중, 제물포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토박이'다. 판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부장,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내고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원대표, 부총리를 거치면서 인지도 '넘사벽'으로 자리매김했다.

황 부총리는 연수에서 4차례나 내리 당선돼 주변에선 '적수를 찾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황 부총리는 총선 출마를 시사하며 "원도심은 20년이 지난 도시로 이제 다시 한 번 도시기능 및 정비사업이 필요하다"며 "연수구의 새로운 도시그림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고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에선 정승연 인하대 경제통상학부 교수(49)와 이중재 변호사(52)가 황 부총리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정 교수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전문가'다. 이명박정부에선 지식경제부 산하 경제자유구역 평가위원으로 활동했다. 정 교수는 "젊은 경제학자 입장에서 연수구 정치의 세대교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검사출신 예비후보자다. 그는 2006년부터 1년간 인천지검에서 부장검사를 지냈다. 이 변호사는 지난달 22일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연수구 원도심과 송도 신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애쓸것"이라며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지난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57)이 연수구 원도심에 도전한다. 고 전 구청장은 인천송현초, 인천남중, 제물포고,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수구청장을 역임했다. 정의당에선 이혁재 연수구 지역위원장(42)이 필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역현안]
연수 원도심은 '인천발 KTX직접 연결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천발 KTX는 송도역을 시발점으로, 수인선을 이용해 경기도 안산을 거치며 화성시에서 경부고속철도와 연결된다. 원도심 주민들은 KTX가 개통되면 그간 침체된 도심 분위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옥골지구 재개발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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