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4·13]박지원 생환…'DJ 텃밭'에 도전장 낸 10인

[the300]전국 정치판 축소판…새누리당도 2명 출사표

심재현 기자 l 2016.02.19 05:50


'호남 정치 1번지' 목포에서 10명의 후보가 맞붙는다. 4선을 노리는 '호남 맹주' 박지원 무소속 의원에게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민주당·무소속 등 전국 정치판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정당과 정파의 대표주자들이 도전장을 낸 형국이다.

목포에 이만한 규모의 후보군이 꾸려진 것은 선거 역사상 처음이다. 목포는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고향이자 권노갑(13·14대)·김홍일(15·16대)·박지원(18·19대) 등 DJ의 최측근들이 줄줄이 국회의원을 지낸 동교동계의 대표적인 텃밭이다.

20대 총선에서 목포가 백가쟁명의 땅이 된 것은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로 기소돼 1심 무죄, 2심 유죄 판결을 받은 박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최종 유죄가 확정되면 의원직이 박탈되고 공직선거에도 10년 동안 출마할 수 없게 된다. 평화민주당-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민주통합당-새정연-더민주로 이어지는 30년 야당사에서 제1야당이 독점했던 정치지형이 분열된 것도 복잡한 선거 방정식을 촉발했다.

하지만 18일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 판결을 내리면서 박 의원이 기사회생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더민주에서 복당 러브콜을 보냈지만 박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무소속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지난달 22일 더민주를 탈당하면서 밝힌 대로 야권 통합을 위한 밀알이 되겠다는 취지다.

터줏대감의 생환에 범야권 예비후보들은 가시방석에 앉게 됐다. 더민주에서는 조상기 전 한겨레신문 편집국장이 홀로 예비후보에 등록한 상태다. 지난달 더민주에 입당한 DJ 3남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가 지난달 더민주에 입당한 것을 두고 박 의원이 불출마할 경우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상황이 변한 만큼 불출마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최근 호남권에서 신당 창당 효과에 기대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온 국민의당에서는 15·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선호 전 의원과 배종호 전 KBS 뉴욕특파원이 예비후보로 일전을 벼르고 있다. 정의당 예비후보로는 판사 출신의 서기호 의원(비례)이 지난해부터 목포에 사무실을 열고 무료법률 상담을 하면서 표밭을 다져왔다.

새누리당의 박석만 전 로펌 로펌 H&P 법률사무소 상임고문과 한영배 목포시 의용소방대 연합회장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19대 총선 당시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되면서 새누리당에 대한 호남권의 거부감이 완화된 게 새누리당 예비후보 2명이 당내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무소속 후보로 김한창 전 국민권익위원회 상근전문위원과 송태화 제이앤컴퍼니 대표도 출사표를 냈다.

마지막 변수는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전남도지사 출신의 박준영 민주당 대표다. 박 대표는 DJ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을 역임하고 내리 전남도지사 3선을 지내면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목포 외에도 무안·신안 지역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구도는 인물론과 세력교체론을 화두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박 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워 힘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나머지 후보군은 상대적으로 젊고 개혁적인 새 인물이 새로운 지역 발전의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로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해상케이블카 설치와 뉴관광 프로젝트 연계를 통한 체류형 관광도시 건설 △옥암대학부지 활용 △도심재생 확대와 원·신도심 균형 발전 등이 지역 현안으로 꼽힌다.


'인천-평택-군산-목포'로 이어지는 서해안벨트의 각축전에서 대중국 수산가공식품 수출항으로 경쟁력을 선점해야 한다는 지역 내 목소리도 크다.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를 발판으로 동북아 해양중심도시로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요구다. 2020년을 목표로 전남에 천일염수출전문단지를 조성해 생산·유통·가공연구시설을 집적화하겠다는 정부 계획도 선거전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