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野, 필리버스터 선거도구로 활용"

[the300]김무성 "방법없다…국회선진화법이 얼마나 큰 망국법인지 스스로 체험 중"

배소진 기자 l 2016.02.24 11:29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사진=뉴스1


야당이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전날 오후부터 16시간 넘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24일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야당에 대한 비난과 함께 '필리버스터를 빙자한 선거운동'이라는 거친 말까지 쏟아졌다.

원유철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 통과로 40여년만에 도입된 필리버스터 첫 작품이 바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테러방지법 저지라고 하니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의 필리버스터 그 자체가 국민안전에 대한 테러"라며 "어떻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까지 진영논리와 당리당략에 이용할 수 있나"고 말했다. 이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가와 국민안보 없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정치쇼만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필리버스터를 한) 더민주 의원은 그 시간에 본인이 출마할 지역 시민들에게 보낸 문자(가 있다)"며 "과연 진정성을 가지고 그 긴시간 서 있었는지 묻고 싶다.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토론에 나선게 아닌지, 선거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심히 유감스럽고 개탄스러운 상황"이라고 맹비난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 한다는 사람이 자기 지역구에 (필리버스터를) 선전이나 하고, 이거 선거운동 아니냐"며 "이건 완전히 국회는 묶어놓고 지역 선거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김정훈 정책위원장은 "어제(23일) 국회선진화법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더민주는 테러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국민생존법안'인 테러방지법을 합법의 탈을 쓰고 고의적으로 막았다"고 비판했다.

김 정책위원장은 "더민주는 19대 국회 남은 기간이라도 '발목잡기당' '뒷다리걸기 전문당'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최소한의 모습이라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도 "(필리버스터는) 더민주의 장기야당전략 시나리오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며 총선참패 서국이라 불러야 한다"며 "테러방지법을 방해하는 더민주는 이번 총선에서 철저히 심판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회의에서 공식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해 "룰이기 때문에 지켜야한다"면서도 "(야당의 필리버스터 전략은 총선에서) 마이너스"라고 일축했다.

또 '선 민생법안-후 선거'라는 대원칙에서 벗어나 선거구 획정을 먼저 합의했음에도 테러방지법이 처리되지 못하는 데 대해서는 "방법이 없다. 이게 국회선진화법이다"며 "국회선진화법이 얼마나 큰 망국법인지 우리 스스로 체험 중"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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