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선거구 10곳 '4년전 득표차<4년간 입주가구'

[the300][런치리포트-새 아파트 표심 잡기 下]①택지개발로 새아파트 봇물..고양덕양갑 득표차 169배 공급

지영호 기자 l 2016.02.26 05:30


20대 총선에서 8석이 늘어나 영향력이 커진 경기 지역의 최대 변수는 '신규 아파트 표심'이 될 전망이다. 19대 총선에서 1~2위간 표차보다 많은 아파트가 새로 입주해서다.

25일 머니투데이 the300이 19대 총선 결과와 부동산114의 최근 4년간 경기도 3000가구 이상 입주아파트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10개 선거구에서 득표차보다 많은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입주가 이뤄졌다.

재건축 재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서울에 비해 경기는 대부분 택지개발지구로 구성된 특징이 있다. 재정착률에 따라 유권자수가 변하는 서울과 달리 순수하게 새로 유입되는 유권자다. 그러다보니 대형 아파트단지의 표심에 따라 총선 결과에 미칠 파급력도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드라마 연출한 고양갑·을…새아파트 유권자 '관심'

19대 총선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승부를 보인 고양시 덕양구는 4년만에 2만가구가 새로 이삿짐을 풀었다. 19대에서 덕양갑은 최소득표차인 170표로, 덕양을은 226표로 당락이 결정됐다.

덕양갑은 정의당의 유일한 지역구 의석으로 심상정 대표가 현역으로 있다. 이 지역에는 원흥지구 1~4·6단지와 삼송지구 2~3·14~16단지 등이 입주를 마쳤다. 입주 규모는 모두 1만4393가구로, 가구당 2명씩만 계산해도 득표차의 169배에 이르는 유권자가 새로 생긴 셈이다. 

국민임대와 공공임대 단지가 상당수 포함돼 있어 심 의원에게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지만 야권 후보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새누리당에 승산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접한 덕양을은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출구조사에선 졌지만 개표과정에서 역전극을 펼쳤다.

새로 공급된 6012가구 중 삼송지구 18단지 1890가구와 동산마을 21~22단지 1831가구, 삼송2차 아이파크 1066가구 등이 승부의 키를 쥐고 있다. 최근 1년새 가격이 올라 84㎡ 기준 4억원대 중후반에서 5억원까지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성남중원에는 여수지구 등지에 4973가구가 입주했다. 지난해 말부터 입주한 산들마을 1171가구와 2013년 입주한 센트럴타운 3단지 1039가구가 중심이다.

이 곳은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소속 김미희 의원이 불과 654표차로 승리한 곳이다.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결정에 따라 재보선을 통해 현재는 신상진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가 됐다.

평택을에는 1만586가구가 새로 입주했다. 소사지구와 용이지구 물량이 상당하다. 지난해 말 입주한 평택용이금호어울림 1~2단지 2215가구와 2012년 총선 후 입주한 평택소사벌휴먼시아1~2단지 2052가구에 무게가 실린다.

이재영 전 새누리당 의원이 2043표로 신승한 곳으로 재보선을 통해 들어온 같은 당 유의동 의원이 현역이다.

이현재 새누리당 원 지역구인 하남도 미사강변신도시에 2014년 하반기부터 1만767가구가 공급됐다. 국민임대와 영구임대 2742가구가 눈길을 끈다. 이 의원은 6768표차로 승리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현역인 의정부을도 득표차(3065표)보다 많은 아파트가 입주해 지역 표심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락지구 8단지 1161가구 등 4484가구가 새로 입주했다.

◇신도시 입주 따라 성향도 변해…'의석수 증가 변수' 

19대 총선 이후 4년간 신규 아파트 단지 입주가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는 경기 김포다. 김포한강신도시가 생기면서 추가로 2만3281가구가 더 입주했다.

한강신도시를 비롯해 풍무·사우·고촌지구 입주가 시작되면서 보수성향의 '토박이'표를 견제할 세력으로 진보성향의 '외지인'이 부각된다.

18대와 19대에서 한나라당 유정복 후보가 두번이나 통합민주당 김창집 후보를 이겼는데 득표율차는 65.6% 대 28.7%에서 56.6% 대 41.5%로 줄어들었다.

김포한강신도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1년 이후 열린 19대 총선에서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 열린 7·30 재보선에서는 여야 격차가 더 좁혀졌다. 새누리 홍철호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후보의 대결에서 약 10%포인트차로 격차가 줄었다.

그러나 인구가 35만명으로 늘어나면서 분구대상이 된 만큼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후보자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19대에서 4402표차로 승패가 결정된 화성갑도 향남지구에 7528가구가 입주해 복병으로 떠올랐다. 오색마을, 서봉마을 등에 2014년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변수는 현재 갑을로 나뉜 선거구가 갑을병으로 재분할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지금은 서청원 최고위원이 현역으로 있다.

4개 의석에서 5개로 늘어난 수원도 선거구 조정에 따라 영향을 받는 곳이다. 판교신도시, 광교신도시, 호매실지구 등 대규모 공급이 이뤄진 곳이 많아 단지별 성향에 따른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현역인 수원을(권선)이나 더민주 박광온 의원의 수원정(영통) 등은 1만가구 이상 공급된 지역이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기춘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남양주을도 별내지구에 2만가구에 가까운 입주가 이뤄져 아파트 표심에 관심이 모아진다. 2석인 남양주는 인구상한을 넘어서 3석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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