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구조조정 여야정 환영", 협치 새 모델 될까

[the300]유일호 "여야정 할 수 있다"..주승용 "언제든 요청 있으면 만날것"

우경희,김진형기자 l 2016.04.21 15:39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경제팀 출범 100일'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16.4.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실기업 구조조정 대책을 놓고 조만간 야당과 정부 간 대화채널이 열릴 전망이다.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의 개원을 앞두고 야정(野政)간 정책소통이 '협치'의 시금석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1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서 정부와 언제든 만나서 얘기할 의사를 갖고 있다"며 "국가경제라든지 안보에 대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만큼 언제든 여야정 협의체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20대 국회는 여소야대인데, 여야정 협의체도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며 "야당과도 얼마든지 소통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필요한 제안을 하시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개혁이 연계된 구조조정 대책을 만드는데 있어 야당과의 정책공조를 공식화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사실 그간 정부가 대화에 응하지 않아서 문제였다"며 "언제든 요청이 있으면 만난다는 것이 우리 당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기존 4대개혁에 산업개혁을 더하는 방식의 부실기업 구조조정 대책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산업계 구조조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선과 건설, 석유화학, 철강 등 취약산업에 대해 옥석가리기를 통해 부실기업을 걸러내는 내용이 골자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4.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 역시 정부가 요청할 경우 야정 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전날 당 회의서 "근본적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경제의 중장기 전망이 밝지 않다"며 "협조할테니 정부가 심사숙고해 제대로 된 청사진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야권은 구조조정 아젠다를 놓고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대표의 '구조조정 협조' 발언이 나오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한 술 더 떠 "구조조정을 넘은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시적 구조조정 정도가 아니라 거시적 관점에서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대 야당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인 가운데 유 부총리까지 야정(野政) 공조에 적극성을 보이면서 이른 시일 내 정부와 야당이 머리를 맞대는 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유 부총리는 "구조조정이 맞다는 야당 두 대표의 말씀에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특히 여소야대 국면에서 나온 말씀이라 더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당선자대회에서 이종걸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16.4.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누리당이 여당 및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서 그간 당정, 당정청은 모두 새누리당과 정부, 혹은 청와대가 낀 형태로 진행 돼 왔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 후 국정의 지형도가 달라졌다. 야정 없이는 정부정책이 빛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야정이 비단 지형도 변화만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전제로 한 이른바 '협치'로 가는 단계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국회 한 관계자는 "야정이 생경한 장면처럼 여겨지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니냐"며 "그간 당연히 했어야 할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반성하고 20대 국회에서 협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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