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당권, '추대론' 지고 후보군 부상할 듯…연기설도 '솔솔'

[the300]文·金 22일 만남 이후 '추대로' 힘 잃어…김종인 역할론은 여전히 진행형

김세관,최경민 기자 l 2016.04.24 13:3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선언한 뒤 김종인 비대위원장 겸 선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당권을 둘러싼 내홍 조짐의 원인이었던 '합의추대론'이 24일 주말을 기점으로 한풀 꺾이는 모습니다. 

사실상 당내 주류 계파 수장인 문재인 전 대표가 '추대불가' 입장을 대상으로 거론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전했고, 김 대표도 '당권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당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던 후보군이 빠르게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24일 더민주에 따르면 김 대표와 문 전 대표는 22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식사를 같이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합의 추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문 전 대표가 현실적으로 추대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전달했고, 김 대표도 "당권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는 전언이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합의 추대'가 되지 않을 경우 당 대표 경선 출마 가능성도 일축했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가 경선 출마를 권하지 않자 "내가 경선을 나가서 되겠느냐"며 문 전 대표와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현직 대표의 비공식 회동을 통해 '합의추대론' 동력히 며칠사이에 급격히 상실된 셈. 그동안 이종걸 원내대표 등이 "합의추대는 버릴 카드라 아니다"라며 추대론의 불씨를 살려왔지만 당사자인 김 대표가 의중을 밝힌 만큼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예정대로 전당대회가 진행될 때를 대비, 당대표 경선 후보군들이 급격히 부상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현재 당 내에서는 수도권 다선 의원으로 복귀한 김진표, 송영길 전 의원과 현역 다선인 박영선, 이인영 의원, 대구에서 당선된 김부겸 의원,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정청래 의원 등이 경쟁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김진표 의원의 경우 부산에서 당선된 전재수 당선자 등과 함께 '전당대회 연기론'을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당대회를 치르면 당내 갈등이 표출될 수밖에 없으니 우선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일정도 구체적이다. 전당대회를 문 전 대표의 원래 임기인 내년 2월 정도까지 연기하고, '김종인 비대위'의 활동기간을 연장하자는 것.

당권을 놓고 발생할 계파간 경쟁을 지양하면서 대선 정국까지 안정적으로 당을 끌고가자는 복안이다. '합의 추대' 방침이 사실상 결렬된 상황에서 김종인 체제를 이어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대 연기론이 향후 힘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당권 도전자인 송영길 전 의원 측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는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와 함께 추대론이 힘을 잃었음에도 비대위 체제 이후의 '김종인 역할론'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추대론 때문에 당이 다시 분열되는 듯한 모습을 꺼리는 것일 뿐"이라며 "김종인 대표가 대선까지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는 당내에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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