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여야 협상중단, 중재나선 의장 후보들

[the300]새누리 "집권당이 의장 맡아야" 공세 전환…야3당 자율투표 발언 이후 긴장 고조

심재현 우경희 기자 l 2016.06.01 16:21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운데)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위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2016.5.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1일 전면 중단되면서 오는 7일로 예정된 법정시한 내 국회의장단 선출이 불투명해졌다. 최대 쟁점인 국회의장직을 놓고 새누리당은 집권여당 출신이 맡는 게 관례라고 주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이 맡아야 한다고 맞서면서 원내지도부 회담이 모두 취소됐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표단 회의 중 기자들과 만나 "원내 제1당이 아닌 집권여당 출신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오랜 관례"라며 "더불어민주당이 불과 한 석을 더 얻었다고 의장을 맡겠다는 것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새누리당에선 대놓고 국회의장을 차지하겠다고 주장하진 못했지만 더민주가 국회 법사위원장을 고집하면 의장직을 가져가겠다는 기류가 강했다. 하지만 전날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자율투표를 해서라도 법정시한 안에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압박하자 '원내 1당'이 아닌 '집권여당'을 기준으로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공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원구성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최근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확보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면서도 국회의장에 대해서는 한발 뺀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소야대 3당 체제의 20대 국회에서 원구성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는 얘기다.

무난히 의장직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던 더민주는 허를 찔린 분위기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을 가져가겠다고 입장을 바꿨다"며 "협상 테이블에 모든 것을 올려놓고 얘기할 수 있지만 갑자기 입장을 바꾸면 협상이 어렵다는 고충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 회동을 통해 국회의장단 선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이틀째 원내수석부대표 회동까지 중단된 상태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야3당이 국회의장단 자율투표 추진을 백지화하고 앞으로 꼼수를 부리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이상 어떻게 믿고 협상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협상이 차질을 빚으면서 출마를 준비 중인 고참급 의원들의 조바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국회의장직 도전을 선언한 이석현 더민주 의원은 직접 중재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제1당이 의장을 갖고 부의장은 나머지 당이 하나씩 하고 법사위, 예결위, 운영위는 3당이 하나씩 맡자"며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각자 의장 후보를 내고 자율투표를 해 의장과 부의장을 나눠맡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더민주에서는 6선의 문희상·이석현·정세균 의원과 5선의 박병석·원혜영 의원이 5파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20대 국회 최다선인 8선의 서청원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국회부의장으로는 새누리당 김정훈·심재철·이군현, 국민의당 박주선·조배숙 의원이 거론된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