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록 쓴 추미애, 어깨띠 푼 김상곤, 돌직구 이종걸

[the300]秋 '노무현 탄핵 용서', 金 '탈여의도 강조', 李 '통합 설파'

창원(경남)=최경민 기자 l 2016.08.09 20:03
9일 오후 경남 창원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상남도당 정기대의원회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김상곤(오른쪽부터), 이종걸, 추미애 당대표 후보가 손을 맞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2016.8.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주자들이 첫 합동연설을 가졌다. 추미애 의원은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에 연관됐던 치부를 드러내며 '과오'라고 용서를 빌었다. 이종걸 의원은 주류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비주류인 자신이 야권 통합의 적임자라고 밝혔고,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은 원외 인사임을 강조하며 혁신 이미지를 앞세웠다.

더민주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 상공회의소에서 제주시당 개편대회를, 오후 4시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경남도당 개편대회를 개최했다. 당권주자인 추미애·이종걸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의 첫 합동 연설회도 진행됐다.

제주에서 진행된 합동 연설회에서 세 후보는 모두 자신이 정권교체를 위한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추 의원은 공정한 대선 경선을 약속했고, 이 의원은 정권교체를 못하면 정계은퇴를 각오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 전 예비내각 구성 등을 통해 수권정당의 면모를 확실하게 다지겠다고 공약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인 봉하마을이 있는데다 친노·친문으로 불리는 당내 주류 세력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는 경남에서, 세 후보는 보다 강한 어조로 연설을 했다. 자신의 치부와 약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정면돌파하려는 모습도 보여줬다.

추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얘기를 꺼냈다. 당 주류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추 의원이지만 과거 민주당 시절 노 전 대통령의 탄핵에 동조했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추 의원은 당시 탄핵역풍을 맞이한 이후 삼보일배를 한 여파로 무릎 상태가 안 좋아져 아직까지 높은 신발을 못신게 됐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무릎에 대해 걱정해줬다는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추 의원은 "21년 동안 당과 함께 하며 분열의 아픔과 통합의 어려움을 이겨냈고, 그 과정에서 실수도 있었다. 밑바닥으로 추락해 사죄드리며 삼보일배도 했다"며 "그 과오를 통합으로 승화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 이제 용서를 해주시고 기회를 꼭 한 번 주신다면 승자가 주류가 되고, 패자가 비주류가 되는 정치를 끝내 반드시 대선승리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현역 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당대표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설도중 자신의 몸을 가로지르고 있는 어깨띠를 풀고 자신의 가슴을 가리기며 국회의원 뱃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뱃지 대신 세월호 뱃지를 달고 있으면서 민생을 살리고 정권교체를 반드시 달성한다는 의지를 가다듬어 왔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경기도교육감 시절 무상급식을 관철시키고, 당 혁신위원장을 역임한 것을 들며 '혁신의 아이콘'임을 자처했다. 그는 "혁신으로 모든것을 바꾸는 정당, 정권교체를 위한 정당을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줄 것"이라며 "당을 혁신하고 통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종걸 의원은 '비주류 단일후보'의 면모를 과감하게 드러냈다. 그는 주류측 당원들이 즐비한 경남에서 "더민주 안의 주류와 비주류가 모두 손을 잡고 단합해야 한다"며 "생각이 다르다고 패권을 추구하며 뺄샘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자신이 당권주자로 출마하기 전에 "들러리 설 필요 없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며, 이같은 상황에 대해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야권 통합에 나서는 데 있어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당의 비주류들이 분당해 만든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가 더 필요하다"며 "더민주를 넘어서 (야권이) 합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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