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조건부' 조기퇴진 선언…"국회 결정에 맡긴다"

[the300] (종합) 탄핵에 변수로 작용할듯…與 "탄핵 재검토" vs 野 "탄핵 계속"

이상배, 우경희 기자 l 2016.11.29 17:21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조기 퇴진을 선언했다. 퇴진 시점은 국회에 일임했다. 그러나 대선 시기에 대한 여야의 '당리당략'이 엇갈려 합의에 이르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탄핵소추 절차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저는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저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놨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저는 국내외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길인지 숱한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정치권에서도 지혜를 모아줄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저의 불찰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로 마음 아파하시는 국민 여러분의 모습을 보면서 저 자신 백번이라도 사과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그런다 해도 그 큰 실망과 분노를 다 풀어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제 가슴이 더욱 무너져 내린다"고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돌이켜보면 지난 18년 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했던 여정은 더 없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저는 1998년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대통령에 취임해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며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담화에 대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항복을 선언한 것"이라며 "탄핵소추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탄핵 정국을 지연하고 모면하려는 꼼수"라며 "탄핵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원한다"며 "다음달 1일까지 스스로 퇴진 일정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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