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신당 선언 "신보수-중도 손잡고 국가재건하자"(종합)

[the300]유승민은 일단 탈당보류...비시회 해체하고 새 조직 추진

우경희, 고석용 기자 l 2016.12.13 10:56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왕적 대통령제 철폐를 위한 개헌,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6.12.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새누리당의 해체와 신당 창당 추진을 선언했다. 현재 새누리당은 '박근혜 사당'으로, 주류 지도부는 '박근혜의 정치적 노예'로 규정하고 "신 보수와 중도가 손잡고 좌파 집권을 막아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13일 오전 비상시국회의 전체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동지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더 신중하게 상의해볼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이 아니라 헌법적 절차를 지키는 것이 보수고 국민에게 책임지는 것이 보수"라며 "정치를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봉건시대 주군과의 신임관계를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보수를 맡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경제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한미동맹과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헌법적 가치를 생명처럼 여기며, 책임지고 자기를 개혁하는 진짜 보수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무책임한 좌파에게 이 나라를 맡길 수는 없으며 지금 새누리당으로서는 좌파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며 "친박(친박근혜)이 장악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그 어떤 변신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그 진정성을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가짜 보수를 걷어내고 신 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고 좌파 집권을 막고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며 "내가 대선에 불출마한 것도 좌파의 집권을 막고 합리적인 국가개혁세력의 집권을 위한 주춧돌을 마련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지도부에 대해서는 재차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당 최고위에서 국민께 죄스러운 저질 막말 발언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는 왜 범죄자인 대통령을 끝까지 보호하지 않느냐는 항변"이라며 "대통령 위에 헌법과 국민이 있다는 기본을 망각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배신이라는 딱지를 붙여 금기시 하는 노예근성이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도 죽이고 우리 새누리당도 죽였다"며 "권력은 국민이 준 것인데 그들은 박 대통령의 하사품처렴 여겼고 그러니 국민에 대한 도리보다 권력을 나눠준 사람에 대한 의리를 생명처럼 여기는 조폭의 논리와 다를게 없다"고 질타했다.

김 전 대표는 "국정안정의 최대 걸림돌인 친박지도부는 이 엄청난 사태에도 불구하고 죄의식이 없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며 "이는 대통령도 마찬가지인데, 새누리당은 박근혜의 사당이기 때문에 죄의식이 없는 그들에게 뼈를 깎는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풍찬노숙을 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탈당과 신당창당 시점에 대해서는 못박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시점을 규정하기 보다는 새누리당을 장악한 가짜 보수를 몰아내고 진정한 건전 보수들이 당을 재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국민에 죄 사함을 받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새누리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다들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에서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16.12.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각에서 제기되는 계파 간 당 재산싸움 가능성은 일축했다. 김 전 대표는 "재산싸움이라는 보도가 나오는데 당이 해체되면 재산은 모두 국가에 귀속된다"며 "시·도당 건물 등 재산이 조금 있는걸로 아는데 이 또한 과거 전두환 독재시절 재벌을 등쳐서 (확보)한 재산이라는걸 부끄럽게 생각하고 국가에 다 헌납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신보수와 중도 연대를 내세웠음에도 일단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창당)최종 결정에 대해 합의를 못 봐서 그 부분은 다음 기회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신당 합류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유 의원에게 이런 문제를 얘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일단 이와 관련해 "당 안에서 당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고 탈당은 늘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은 탈당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탄핵 국면에서 당내 비주류의 목소리를 묶어냈던 비상시국회의는 이날로 해체하기로 했다. 황영철 비시회 대변인격은 "오늘로서 비시위를 해체하고 더 많은 동참의사를 확인한 만큼 새로운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황 대변인격은 "우리가 당의 중심이 된다면 우리는 당 청산을 포함한 혁명적 당 쇄신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우리가 나가게 되더라도 의원 숫자가 적어도 30명 이상이 될텐데 그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될 것이며 정부보조금은 의원 숫자에 맞게 다시 배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시회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전날 사의 표명과 관련해 14일 오전 중으로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비시회의 사실상 신임선언을 듣고도 오후 전격 사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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