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시프트 '어대문' 흔들? 文측 "긍정적"-"긴장" 혼재

[the300][안희정 시프트]③

김성휘 기자 l 2017.02.12 16:3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성미가엘성당에서 열린 故 신영복 선생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2017.1.15/뉴스1

'안희정시프트'가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고 있다. 여태 대단한 변수로 여기지 않았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최대 경쟁자가 됐다. 문재인 캠프의 표정은 복잡하다. 겉으론 안 지사의 급부상을 환영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전열을 가다듬는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공식 구성되기 전이지만 '문재인캠프'의 간판 인사들은 약속한 듯 안희정 바람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 지사가 상승해도 문 전 대표의 경선승리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자신감이다. 총괄본부장격인 송영길 의원은 1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안 지사의 급부상이 "경선 흥행, 당 전체역량과 외연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박광온 의원은 "우리 당으로의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을 더 갖게 하는 매우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 문재인 전 대표의 생각이고 저도 그렇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측은 내부 상황을 점검,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독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조차 긍정적 측면이 있다. ‘안희정 시프트’는 경선 선거인단 모집 등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조직력 분야에 자극이 된다. 

 

송 본부장은 "(문재인의) 경선승리까지 흔들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적폐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 수립이란 촛불민심의 핵심 메시지를 가장 정확히 대변하고 잘 준비된 후보가 문 전 대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좀더 겸허한 자세로 소통 잘 하고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캠프 바깥의 평가는 더 냉정하다. 2~3주 전만 해도 문재인 대세에 의문이 없었지만 경선 전망을 알 수 없어졌다는 분석이 늘었다. 문 전 대표는 지지층이 겹치고 본인이 선두인 만큼 안 지사에 대한 공세수위를 조절하기 까다롭다. 안 지사 상승세가 '문재인이 아니라도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대안론이나 '60대보다 50대가 낫다'는 세대교체론을 불붙일 수도 있다.

 

그사이 문 전 대표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구설수처럼 인재영입에 쓴 맛도 봤다. 그 틈을 안 지사가 파고들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가 대세론 속에서도 어려움을 겪은 노년층·보수층 지지확대에 가능성을 보였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란 자신감도 흔들릴 수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캠프가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온라인도 뜨거워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는 안 지사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올렸다가 수정, 끝내 삭제했다. 일각에선 2010년 '대백제전' 행사에 이명박 대통령이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당시 강원지사를 좌우에 세워 기념사진을 찍은 것도 다시 꺼낸다. 후보 본인들과 무관하다 해도 '문재인 대 안희정'의 대결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문 전 대표 열성 지지층, 이른바 '문빠'의 방어심리가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안 지사 측은 안 지사에 대한 부정적 댓글과 SNS 반응이 늘어난 걸로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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