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불' 타고 오른 안희정 시프트, '3선'마저 넘을까

[the300][안희정 시프트]②불안감·불가론·불출마 효과 vs 20%·경선·호남 넘어야

김성휘 기자 l 2017.02.12 16:31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묘역을 나서고 있다. 2017.2.12/뉴스1

‘안희정 시프트(shift)’는 문재인에서 안희정으로 지지 전환, 진보진영에서 중도·보수로 확장 등 여러 뜻을 지닌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런 변화는 3가지 호재를 바탕으로 가능했다. 물론 ‘안희정 시프트’가 최종 성공하기 위해선 3가지 숙제도 풀어내야 한다.

 

◇‘3불(불안감 적고, 文 불가론, 潘 불출마)’이 만든 안희정 시프트 = 안 지사 상승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약점에 기댄 면이 있다.  우선 노년 보수층,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비민주당 성향, 즉 '산토끼'이다. 문 전 대표는 본인의 사명을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으로 내세운다. 북한이나 안보관에 대한 이슈는 잊을 만하면 제기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자신을 동일시해 온 보수 지지층, 민주당의 '산토끼'들에게 적폐청산과 안보이슈 모두 불안한 문제다. 반면 안 지사는 "걱정하지 말라"며 이들을 다독이는 메시지를 낸다. 정치적으로도 '대연정'을 제안했다.

 

문 전 대표는 대세론과 동시에 '문재인으로 안 될 것'이란 막연한 불가론도 안고 있다. 지난 대선에 최대로 끌어 모은 48%의 벽을 넘지 못한다거나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얘기들이다. 심리적으론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있다. 여기서 새로운 대안으로 안 지사의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런 가운데 여권에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당내에선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 등이 잇따라 불출마했다. 갈 곳 잃은 표심을 안 지사가 흡수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지지율 상승이다.

 

◇‘3선’ 넘어야, 변수는 호남 = 안 지사의 첫 고비는 20% 지지율 돌파 여부다. 문 전 대표가 30%대를 유지하면 둘의 합계가 50%를 넘긴다. 그 이후로는 둘 다 지지율을 각각 늘리기보다 상대의 것을 빼앗아야 하는 제로섬 게임에 진입한다. 지지율 합계 50% 이상이면 단순 계산으로도 민주당 지지율을 뛰어넘고, 51대 49라는 전통적인 표심의 한계를 초과한다. 더이상 밖에서 늘릴 땅이 없으니 시선이 안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20%선을 넘겨도 '당내 경선'과 '호남선'이란 제2, 제3의 선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경선이라지만 기본적으로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이 경선에 참여한다. 민주당 지지층만 보면 여전히 안희정보다 문재인 지지가 강력하다.  이와 관련 결정적 변수는 역시 호남이다. 전국 4개 권역으로 나눈 순회경선 중 호남이 처음 뚜껑을 연다. 전문가들은 안 지사가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이곳서 확실한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되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막판 사표심리 등에 따라 문재인의 벽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반대로 호남의 선택을 받으면 대역전극이 가능하다.


호남은 이미 제로섬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지지율 추이가 이를 보여준다.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서 지난 1월 넷째주(1.23~26일), 2월 첫주(2.1~3일)와 둘째주(2.6~8일) 지지율이 각각 37.4%, 36.7%, 33.5%로 점차 하락했다. 안 지사는 같은 기간 호남에서 5.8%, 9.5%, 18.2%로 올랐다. 

1월 넷째주는 매일경제 레이더P, 2월 첫주는 mbn, 2월 둘째주는 mbn과 매일경제 의뢰로 진행했다. 2월 둘째주 조사는 표본오차 95%인 가운데 신뢰수준은 ±2.5%포인트다. 무선전화 90%, 유선 10% 비율로 임의걸기(RDD) 전화면접(CATI) 스마트폰앱(SPA) 자동응답(ARS) 방식을 섞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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