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대선출마냐 킹메이커냐…신경쓰이는 정치권

[the300]대선 변수로..직접 출마설, 비문 총리설, 문재인 지원설 확산

김성휘 기자,박상빈 기자,박다해 기자 l 2017.03.19 17:14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이 9일 오후 전북 부안군 변산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원광학원 보직자 연수 특강을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2017.2.9/뉴스1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이 19일 사퇴하면서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이 번지고 있다. 홍 회장이 정치 참여 등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의 발언, 고민 등을 고려할 때 향후 행보가 정치권을 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일각에선 홍 회장이 19대 대선에 직접 출마하거나 최소한 특정후보를 지원하는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홍 회장은 지난 18일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임직원에게 보낸 사내 이메일에서 "23년간 몸담아온 회사를 떠난다"며 "오랜 고민 끝에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는 오랜 터널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갈등과 혼란으로 치닫고 있고, 상생과 공명의 갈림길 그 기로에 서 있다"며 "그런 상황에 안타까움을 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 계획으로는 "남북관계, 일자리, 사회통합, 교육, 문화 등 대한민국이 새롭게 거듭나는데 필요한 시대적 과제들에 대한 답을 찾고 함께 풀어갈 것"이라며 "명망 있는 전문가들에 의해 재단과 포럼의 형태로 진행될 것이며 그렇게 중지를 모아 나온 해법들이 실제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홍석현 변수'에 정치권의 겉모습은 차분하다. 당이나 후보의 논평도 없다. 그러나 속으론 꽤 신경쓰이는 눈치다. 불확실성 때문이다. 우선 홍 회장이 직접 출마할지, 킹메이커를 자처할지, 제3의 길을 걸을지 명확하지 않다. 게다가 홍 회장이 물밑에서 움직여왔다고 해도 그 '물줄기'가 보수진영 쪽인지 민주당 방향인지 확실치 않다.

 

그는 중앙선데이 인터뷰에서 "지금 정치인들은 너무 정파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며 "광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일회적인 외침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담아내는 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단 "(포럼을 꾸려온 것 등은) 문화운동을 해온 것이지 어떤 정치적 꿈과 연결하는 건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물론 예단하긴 이르다. 이러다보니 다양한 '시나리오'가 입길에 오른다.

 

일각에선 홍 회장이 비문 또는 반문 등 '문재인 반대' 세력과 교감한 걸로 본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빅텐트'를 구상한 김종인 전 대표와 접촉해 왔다는 설이 있다. 이에 따르면 홍 회장이 국민의당-바른정당의 대선후보 단일화, 나아가 자유한국당까지 끌어내는 '비문 단일연대'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이경우 직접 출마할수도, 김 전 대표와 같은 인물을 대선주자로 밀 수도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홍 회장이 비문 단일화를 주도한다면 그 과정에 영향력을 지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홍 회장이 '친문'의 집권을 염두에 뒀단 관측이 있다. 홍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2005년 주미대사에 깜짝 발탁됐고 대사 시절 UN 사무총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친문이든 반문이든 홍 회장이 대선에 존재감을 드러내면 차기 대통령이 그를 국무총리에 발탁할 것이란 소문도 있다.

 

홍 회장은 탄핵정국, 촛불과 태극기 집회 등을 본 고민에 따라 중앙일보의 기획 '리셋 코리아'를 제시했다며 "현실은 단지 그러한 작업만으로는 해결되기가 어려워 보인다. 이제는 다른 도전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중앙일보 커뮤니케이션팀에서는 언론환경 급변과 디지털환경의 변화 등 시대적 흐름에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사임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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