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 연대' 대신 '문재인 대항마' 경쟁…안철수냐 홍준표냐 줄서는 정치권

[the300]바른정당, 국민의당과 단일화 압박↑…홍준표, 대선 이후 정국 주도권 관심

김태은 기자 l 2017.03.21 16:29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식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단법인 김영삼 민주센터' 주관으로 진행된 추모식에는 유가족, 정관계 인사, 추모객 등 2천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2016.1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헌 연대’ ‘빅텐트’ ‘3지대’ 등으로 불리던 ‘반(反) 문재인 연대’가 좀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와 홍준표 경남지사 간 '문재인 대항마'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바른정당 등 정치권 일각에선 대선 구도의 마지막 변수 가능성을 점치며 '빅텐트' 대신 합당에 준하는 정계개편까지 모색하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정당은 오는 28일 대선후보를 확정한 후 곧바로 국민의당과 후보 단일화 논의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경우 사실상 안철수 전 대표로 단일화하는 구도를 통한 정계 개편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바른정당 일부에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주장까지도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은 그동안 문재인 전 대표와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 위한 비박(비박근혜)·비문(비문재인) 세력의 연대를 주도하는데 역점을 둬왔고 그 명분으로 개헌을 내세웠다. 그러나 일부 바른정당 의원들은 개헌의 현실 가능성에 의문을 보이며 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양자 구도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안 전 대표가 합리적 중도 노선을 걸어왔고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에서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바른정당이 안 전 대표의 손을 잡고 문 전 대표의 반대편에 서는 것은 명분이 있다는 주장이다. 바른정당 내 대선주자급 정치인이 직접 안 전 대표 측에 접촉해 지원 의사를 타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에서 홍준표 경남지사가 대선후보로 치고 올라오기 시작한 점도 안 전 대표와의 단일화 압박 요인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한자릿수 초반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비해 홍 지사는 단숨에 10%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러다보니 바른정당 대선후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 의원측 역시 보수 단일화 주장을 펼치며 국민의당을 포함한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둬왔지만 먼저 나설 경우 보수 진영 내 주도권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당과 당 차원이 아닌 후보 캠프간 교감이 오갈 수 있는데도 유 의원측이 쉽게 못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9일 오후 경남 밀양시 부북면 농협 밀양 물류센터에서 열린 ‘밀양 나노금형 상용화지원센터’ 착공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나누고 있다.2017.3.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당에서는 홍 지사를 중심으로 진용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홍 지사 측은 유 의원 등 범보수 단일화와 이른바 '양아치 친박(친박근혜)' 정리를 약속하며 한국당 끌어안기에 나섰다. 또 이번 대선에서 문 전 대표와 홍 지사, 안 전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4자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며 보수 단일 후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라면 차기 정권 때 야당의 주도권을 쥘 인사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치권 한 인사는 "대선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정치인들은 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면 자신들이 국회의원을 계속할 수 있도록 야권의 주도권을 쥘 야당 후보에게 줄을 서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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